현대重 117억·미포조선 233억원 이익 전망올 수주량 218억 달러로 목표치 125% 초과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 ‘수익성 극대화’
  •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NG운반선. ⓒ한국조선해양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NG운반선.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이 3분기 흑자 실현으로 조선업 부활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2년 전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쌓인 일감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매출은 4조58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9% 늘고, 영업이익은 809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익폭은 4분기 1415억원, 내년 1분기 2200억원 등으로 더 커져 2023년 연간 기준으로는 1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 조선사가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117억원, 현대미포조선은 233억원의 이익 실현을 시작으로 매분기 흑자폭을 키워갈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이 ‘K-조선’의 흑자행진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조선업은 2010년대 중반부터 기나긴 불황을 겪어왔다. 2020년 하반기 해운업 호황과 함께 조선업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어렵게 이룬 이익 실현이자 반등의 서막이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서도 조선3사 가운데 가장 빠른 지난 8월 연간 수주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쾌속 질주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218억2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174억4000만 달러의 125.1%를 달성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전체 수주의 70%를 웃돌며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으로 꼽힌다.

    한국조선해양이 올 들어 수주한 전체 183척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94척(51.4%), LNG선은 41척(22.4%)으로 전체의 73.8%를 차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의 선가가 치솟고 있는 데다 대량 수주에 따른 반복건조 효과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 물량에는 한국조선해양이 이달 들어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1만7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도 포함돼 있다. 배출 오염물질을 크게 줄인 메탄올 추진선도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척당 2700억원, 총 1조6201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도 4757억원에 수주했다. FSRU는 해상에서 LNG를 기화시켜 육상에 직접 공급하는 선박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올 들어 전세계에서 처음 수주하며 시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은 탱커선 2척, PC(석유화학제품운반)선 22척, 벌크선 4척, LPG(액화석유가스)선 7척, PCTC(완성차운반)선 4척, RORO(화물적재차량운반)선 2척, 특수선 6척 등을 수주했다.

    선종별로 건조에 소요되는 기간과 수익성이 다른 만큼 건조 선종 다양화로 도크(dock·선박건조시설)의 유연화를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LNG선은 건조에 2년여가 소요되는 반면 LPG선은 1년 정도면 건조가 가능해 도크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선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2억44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선 6척 계약 등 선가와 물량 모두 좋다”며 “2020년 4분기부터 늘어난 수주물량을 기반으로 올 3분기 본격적인 흑자 구간에 진입, 흑자행진이 전망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