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1.2조...영업익 전년비 25% 늘어 7466억원작년 3Q GM 전기차 리콜 비용 충당금 '착시' 작용...실상은 이익 줄어원자재·물류비 압박 이어지는데...가전·TV 수요 감소세 가팔라
  • LG전자가 하반기에 들어서자 실적에서도 가전과 TV 수요 감소 여파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60%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지만 지난해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상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와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큰데 수요가 감소하는 속도는 빨라져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LG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은 21조  1714억 원, 영업이익은 746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고 영업이익은 25% 늘어 예상 외의 호실적이었다.

    하지만 올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던 탓에 수치 상으로만 보이는 일종의 착시다. 지난해 3분기에는 전장(VS)사업에서 제네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충당금을 회계 상 반영하는 이슈로 영업이익이 5968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는데 이를 제외하고 비교하면 올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잠정실적 발표에선 이와 관련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이달 말 열리는 실적발표에서 설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감소 분위기는 지난 2분기부터 감지됐다. 지난 2분기 LG전자 매출액은 19조 4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에서 8000억 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전년 동기 대비 12% 역성장해 시장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가전과 TV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며 매출은 커졌지만 수요 감소가 이익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한 올 1분기와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하락은 더 눈에 띈다. 지난 1분기엔 21조 1114억 원 매출로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과 동시에 영업이익도 1조 8805억 원을 올려 글로벌 가전 톱(Top)으로 위상을 보여줬다.

    잠정실적에선 사업부문별 성적표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증권업계에선 주력사업인 가전과 TV에서 모두 수요 부진에 무거운 비용 부담까지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본다. 특히 글로벌 TV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 중 하나인 LG가 HE(Home Entertainment)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80% 이상 급감하며 수익성에서 타격을 입은 것이 전사 실적에도 결정타를 준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급격히 악화된 원자재 수급난과 물류난으로 LG전자의 1등 사업인 가전(H&A)에서 마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H&A사업본부는 3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VS)사업은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잇는데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로는 수주잔고 규모를 키우면서 점차 이익 규모를 키우는 국면에 진입해 올 연간 기준으로도 의미있는 수준의 흑자를 내며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분기에도 3분기와 다를 바 없는 거시경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달 열리는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성수기 등의 판매 확대 기회가 남아있어 3분기보다는 나아진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운데 이어 호실적을 이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