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 후 7년 만의 최대 규모 투자머티리얼즈 시가총액 10년새 4배 이상 ‘껑충’… 성장성 충분롯데, 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워… 10년간 자산 30조원 증가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품에 안으면서 비약적 성장을 이뤄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만큼 LG그룹을 따돌리고 재계 4위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미국 배터리 소재 분야 지주사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는 전날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 인수를 위한 2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는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를 마친 후 조만간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세계 4위 동박 제조업체 인수를 통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소재 관련 가치사슬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단번에 주요 배터리 소재 업체로 발돋움할 토대도 마련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화학군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은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에 직·간접적인 투자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고 있어 사업 확대는 물론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M&A는 롯데그룹이 2015년 삼성 화학 부문 계열사를 3조원에 인수한 후 7년 만의 최대 규모 투자다. 롯데는 당시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화학계열사를 인수, 유통을 잇는 그룹의 양대 핵심사업으로 키워냈다. 

    시장에서는 M&A에 따라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 4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함께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공격적으로 불려가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그룹은 소속회사 85개, 공정자산총액 121조원을 기록해 재계 5위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8644억원이며, 자회사인 일진건설, 일진유니스코, 아이알엠, 오리진앤코, 일진오리진앤코, 아이엠지테크올로지 등 의 자산총액 합계는 약 1661억원에 달한다. 

    전날 종가 기준 일진머티리얼즈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이는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사 11곳의 시총 가운데(전날 종가 기준)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쇼핑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일진머티리얼즈 시총이 작년 말 5조~6조원까지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공정자총액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2011년 3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이 58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새 4배 이상 몸값이 뛴 셈이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인수합병(M&A) 감각을 되찾은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90년대 후반 재계 순위 10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2000년대 들어 비약적 발전을 이루며 재계 5위에 자리매김했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2004년 롯데의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 2016년까지 총 36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롯데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덩치를 키우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2012년 87조5230억원에 불과했던 롯데그룹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121조5890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선 그간 주춤했던 롯데의 투자 시계가 다시 빨라지는 추세다. 신사업 중심으로 계열사 설립과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그룹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 

    올해 1월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데 이어 3월에는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또한 계열사 롯데렌탈은 쏘카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5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위탁생산(CMO)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 내 일진머티리얼즈 포지션을 생각하면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엔 충분하다”면서 “롯데그룹 유통 부문과 달리 중화학 부문에서는 굵직한 M&A가 나오지 않고 있었는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는 성장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나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