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적자 규모 7600억, 2Q도 4800억 적자올 누적 적자 1조2천억 넘겨… 재무건전성 트라우마 되살아나TV 시장 불황 충격 속 주력 '대형 OLED' 라인 가동률도 낮춰
  • ▲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선데 이어 3분기에는 더 큰 폭의 손실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레드(OLED) TV용 패널이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 판매가 주춤해진데다 LCD 가격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이미 1조 2000억 원을 넘긴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와 비용 최소화 작업에 돌입하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재차 강조에 나섰다.

    26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은 6조 7713억 원, 영업손실 759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6% 감소했고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전환 상태를 이은데다 3분기엔 적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55% 이상 커져 우려를 샀다.

    이로써 올 3분기까지 LG디스플레이의 누적 적자는 1조 2093억 원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2분기에 4883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데 이어 3분기에 7000억 원대 손실을 추가로 내면서 1분기에 가까스로 기록했던 흑자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하는 과도기에 있는데 올해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 과도기에 있는 양 축의 사업이 모두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LCD는 중국산 제품들과 물량 경쟁과 가격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태고 주력인 OLED 마저 수요 급감으로 수익성을 챙기기 힘들어지면서 2분기 연속 적자를 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에 당사의 강점 분야인 중형과 프리미엄 TV 패널 시장에 전례없는 수요 급감과 판가 하락이 겹쳤고 LCD 패널도 역사적 저점 대비로도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직 4분기를 남긴 시점에 벌써 누적 손실이 1조 2000억 원을 넘기게 되면서 LG디스플레이 재무건전성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 가까스로 적자 늪을 빠져나와 OLED 중심 사업구조를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상황인데 다시 또 적자상황이 길어지면 재무상태가 악화일로를 벗어나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해 매 분기 실적발표에서 '재무건전성 강화' 이슈를 가장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도 투자를 최소화하고 비용도 과감한 축소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전면에 드러내면서 올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1조 원이나 줄이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와 비용 집행을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이어나가고 올해 이후에는 감가상각비 절반 수준으로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정세를 포함해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은 4분기에도 사실상 적자가 예고된다. 역사 최저점을 뚫은지 오래인 LCD 가격도 4분기 들어선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판가 상승 노력으로 소폭 상승 기미가 나타나고 거의 연말께 들어서면 대형 OLED 재고 조정도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실적 측면으론 2, 3분기에서 크게 역전은 어려울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이같은 상황이 내년 하반기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에 현실적인 준비도 이행하고 있다. 당장 주력인 대형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추는 방안을 속속 실행하고 있는데 가동률을 낮추고 TV시장 수요 변화를 보다 면밀하게 살핀 후 수요에 맞는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 변화를 시사했다.

    모바일과 TV용 패널 외에 IT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양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모바일용 패널과 마찬가지로 IT제품용 패널도 모바일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어 비슷한 성장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IT제품용 OLED는 모바일과 TV에 이어 시장 만들어나가고 있는 상태이며 모바일과 TV를 준거점으로 보고 시장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다만 모바일만큼 높은 원가를 수용하는 정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볼 때 비중은 모바일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현재 알려진 것 외에 추가적인 양산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