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치며 3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성수기 4분기도 수요 둔화 지속 전망포항제철소 복구 및 현대제철 파업 등 변수
  • 철강업계의 실적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재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 ⓒ포스코
    ▲ 철강업계의 실적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재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성수기인 4분기에도 개선 징조가 없어 암울한 상황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각사의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1% 감소한 9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전망치)는 4764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38% 낮은 수치다.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4169억원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낮은 37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54.9% 더 실적이 악화됐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동국제강도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은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6% 감소한 141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이외에도 환율·전기료 인상 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 상승, 경기 불황에 따른 산업수요 둔화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암울한 실적이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것이다. 통상 4분기는 철강업계에서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까지는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업황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국 경기 상황이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나아지지 않는 모양새”라며 “마진 스프레드 확대 폭보다 수요 하락 폭이 더 거센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포항제철소 정상화 기간 및 현대제철 파업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포항제철소 정상화 기간 및 현대제철 파업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 ‘투톱’인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포스코홀딩스는 4분기 실적에 포항제철소 복구 비용이 추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 24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복구 비용을 공격적으로 추산하면 최대 30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 여파가 4분기 실적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는 지난달 말부터  게릴라 파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 당진제철소 공정 일부가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측과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 공동교섭 및 성과급 지급안 등을 두고 아직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원진 현대제철 부사장은 “4분기에는 원료가격보다는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손익에 영향을줄 것으로 본다”며 "생산량 축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분은 현재 파업이 마무리돼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양사의 4분기 실적 반등보다는 둔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4분기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1.4%, 53.5%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철강금속 업황이 2분기 이후 ▲중국 경기둔화 우려 ▲강달러로 인해 압박받고 있다”며 “향후 업황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 진정 또는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 부각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