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3Q 영업익 6억원… 주가 8% 급락 여행객 늘었지만 환율 급등에 수익성 크게 악화마케팅 경쟁 치열해지며 4분기 실적도 부담 요인
  • ▲ 신라면세점.ⓒ호텔신라
    ▲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가 본격화 되면서 면세업계의 매출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의 거래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면세업계는 앞다퉈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해왔지만 고스란히 영업이익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TR(면세사업)부문은 지난 3분기에 매출 1조19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신장했다. 매출로만 보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매출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0.1%에 불과하다. 이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호텔&레저 부문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0월 31일 8.84% 하락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모션,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TR부문의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면세업계의 3분기 부진은 단지 신라면세점만의 일은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1300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 9월 1400원을 넘긴 바 있다. 달러로 구매가 가능한 면세점의 특성상 이는 고스란히 면세점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환율로 인해 오히려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싼 상황이다.  

    이에 면세점은 앞다퉈 경쟁에 뛰어드는 요인이 됐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객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면세점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촉발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신라면세점은 3분기에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과감한 전략을 취하는 중이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구매금액의 최대 7%에 달하는 ‘환율 보상 혜택’을 추가로 지급해 구매금액의 최대 14%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업계에서 처음으로 유료회원을 모집하는 등 과감한 전략도 시행 중이다.

    이에 롯데면세점도 원달러 환율 1250원부터 1450원까지 50원 단위로 구간을 나눠 보상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신세계면세점도 3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80만원을 보상해주는 프로모션을 제공 중이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 상승과 영업이익 감소 기조는 신라면세점과 유사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4분기에도 면세점의 부담은 여전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행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도 지난 10월 연중 최고점인 1442원을 기록한 이후 142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 내국인 매출 비중이 높고 업체에 따라서는 아직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지 않은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4분기의 면세점의 환경는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