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급등에 2금융권 몸살대부업계 개점휴업저신용자들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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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오르자 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은 물론 대부업계까지 대출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서민 급전 창구마저 막히면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린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은 저축은행은 11개사로, 지난 3월말 이후 7개사가 늘었다. 

    대출이 이뤄지지 않은 상품 중에서는 통상 저소득·저신용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 다수 포함됐다.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자주 찾는 비상금대출 역시 신용점수 600점대 이하가 받지 못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2금융권은 취급한 담보대출 대부분이 후순위로 들어가 있어 부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대출 집행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들도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을 축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7개 전업카드사의 9월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02~14.42%로 15%대를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들도 고금리 구간인 18∼20%대의 카드 대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아지면서 조달비용을 카드론 금리에 반영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형 캐피탈사들도 신규 신용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을 중단했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중소형 캐피탈사는 채권 발행이 어려워 주로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차입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중소형 캐피탈사에 선뜻 돈을 빌려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상 고금리 신용대출 위주로 영업을 하던 대부업체들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와 2위인 리드코프,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대형 대부업체들마저 신규 대출 취급을 대폭 줄이거나 중단한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조달금리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중단되는 '컷오프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이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최고금리를 묶어 놓게 되면 금융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의 접근을 더욱 제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