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탈피… 북미시장 대응력 강화美 상하원 IRA 3년 유예 개정안 발의국내 업계, 美 전기차 시장 경쟁력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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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에서 시행 예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을 앞두고 공급망 다변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중국산 배터리 원료의 비중을 줄이고 전 세계로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상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기후변화 대응, 노인층 약값 인하, 에너지 안보 등에 4300억 달러(약 558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등 법인세와 부자 증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에는 3690억 달러(약 479조원)가 투자된다.

    전기차도 대상인데 차량 구매자에게 차종에 따라 일정 기간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되 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의 요건을 부가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배제시킨 것.

    실제로 법안에는 비(非)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라 하더라도 ▲미국에서 전기차가 조립·생산될 것 ▲배터리와 핵심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구체적으로 배터리의 경우 2023년까지 구성요소의 50%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하고 2027년부터는 이 기준을 80%까지 끌어올리도록 했다. 핵심광물은 미국산 비율을 2023년까지 40%를 시작으로 매년 10%포인트씩 올려 2027년부터는 80%에 도달하도록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선제적으로 공급망 확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호주 등 현지 업체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달 20일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천연 흑연 공급 업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캐나다·미국·독일 업체와 코발트 및 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지난 4일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고품질 수산화 리튬 총 5만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약 120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칠레는 미국과 자유 무역 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 IRA 요건 충족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이다. 

    삼성SDI는 지난 9월 중국 최대 리튬기업 간펑리튬의 주식 1662만2000주(약 1800억원어치)를 매각하고 해당 매각대금을 공급망 다변화에 사용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IRA 법안이 향후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법안을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이 미국 상·하원 모두에서 발의된데 따른 것. 

    지난 5일 민주당 소속 테리 스웰 앨라배마주 하원의원은 지난 8월 개시된 북미 최종 조립 규정 시행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미룰 것을 명시한 ‘미국을 위한 저렴한 전기차 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내년부터 적용되는 추가 세액 공제 조건인 특정 광물과 배터리 부품에 대한 규정의 시행 일시도 늦출 것을 제안했다. 상원에서도 지난 9월 민주당 소속 래피얼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