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부채, 분할 이슈 제하더라도 여전히 '과중'PF 우발채무 4조 규모…재무완충력 저하, 모니터링 필요"PF보증 장기화 우발채무 현실화↓…계약잔액 두배, 회복 가능"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PF 우발채무 리스크 우려를 샀던 태영건설이 저하된 수익성과 흔들리는 재무건전성으로 우려를 말끔히 털어내지 못했다. 올들어 지속한 원가 부담이 가중된데다 적극적인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외부 차입이 늘어나면서다.

    한때 제기됐던 '부도' 우려까지는 아니지만 더욱 세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16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태영건설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조8045억원, 영업이익 23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분기말 기준 지난해 같은기간 1조6289억원에 비해 10.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351억원에서 82.4% 급감하면서 최근 10년(2013~2022년)새 가장 낮은 실적을 나타냈다.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쇼크와 공사비 및 인건비 증가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 때문이다.

    실제 매출원가가 지난해 3분기 1조3723억원에서 20.3% 늘어난 1조6519억원을 기록하면서 원가율도 84.2%에서 91.5%로 7.30%p 급증했다. 특히 올해 원가율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214억원에서 6.11% 증가한 1288억원을 기록하면서 2019년 3분기 1072억원 이후 3년째 늘어났다.

    이 같은 추가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률(1.31%)은 2년 연속 줄어들면서 10년새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순이익(258억원)은 지난해 3분기 568억원에 비해 반 토막(-54.5%)이 나면서 2016년 순손실(-264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거뒀다.

    수익성 저하와 함께 재무건전성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을 비롯한 일부 대형건설사가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돌았다. 해당 문건에는 태영건설이 PF 대출 부실 및 내년 상반기 상환 잔액 및 보증 차입금이 일정 금액이상 육박했다면서 '부도 임박'으로 분류됐다.

    문건자체가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태영건설의 재무안정성은 이전보다 흔들리고 있다.

    3분기 부채비율은 441%로 2020년 500% 이후 2년 연속 개선됐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태영건설측은 2020년 9월 분할이후 자본총액이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TY홀딩스와 분할하면서 방송, 레저, 수처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본총액은 2019년 3분기 1조6633억원에서 2020년 3분기 6258억원으로 62.3% 급감했다.

    그러나 부채 규모는 3조1231억원으로 직전 9년(2013~2021년) 평균 2조7664억원을 웃돌면서 여전히 과중한 수준을 유지했다.

    차입금 역시 해당 계정이 공개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평균 1조2024억원을 웃도는 1조3805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8년 평균 110%를 크게 웃도는 195%로 나타났다.

    불어난 차입 규모로 이자비용 역시 증가했다. 3분기 이자비용은 531억원으로, 직전 9년 평균 405억원을 밑돈다.

    높아진 이자 부담은 수익성 악화와 겹치며 이자보상배율(0.44)을 1 미만으로 떨어트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질 경우 '한계기업' 혹은 '좀비기업'으로 분류한다. 분할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셈이다.

    유동성도 불안하다.

    3분기 유동비율은 106%로, 2018년 3분기 159% 이후 4년 연속 낮아지면서 최근 10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9년 평균 유동비율은 136%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9년 평균 3113억원을 밑도는 2142억원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최근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PF 우발채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3분기 말 특수관계자 및 SPC의 차입금과 관련한 자금보충 약정 등을 체결한 보증유형과 총 PF 대출잔액은 4조1796억원(별도)으로, 최근 6년(2017~2022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5년 평균은 2조8126억원이다.

    우발채무는 말 그대로 기업이 우발적인 현상으로 떠안게 되는 빚을 칭한다. 장부상 채무는 아니지만, 특정 상황이 일어나면 채무가 된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PF 대출을 일으키는 사업시행자에게 책임준공, 지급보증, 채무 인수, 자금보충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신용보강을 의미한다.

    통상 부동산개발사업 시공사는 사업시행자가 프로젝트 실패로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이를 대신 갚거나 상환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약정을 맺는다. 이 약정금이 곧 우발채무가 된다.

    태영건설의 경우 수익성 저하, 자본금 축소와 부채 증가 등으로 부채비율이 급증해 우발채무 위험을 완화하는 재무완충능력이 우려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 가운데 태영건설을 대표적인 PF 우발채무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이와관련, 태영건설측은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PF보증 규모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만기가 장기화해 있다"며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단기간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은 당사 보유 현금과 한도 대출 등 유동성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쇼크가 정점을 지난데다 계약잔액이 지난해 연 매출의 두배가 넘는 물량을 확보한 만큼 점진적으로 수익성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