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부품 설비 투자 200억… 비중 1% 불과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 주력전장보다 '카메라모듈·반도체기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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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이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올 들어 투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 자동차 시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LG이노텍이 수익성 개선에 더 치중하면서 투자도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전장부품사업부 설비 투자에 206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486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대에 불과하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전장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LG이노텍은 지속된 적자로 인해 외형 확대보다 R&D 투자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정철동 사장이 전장부품사업 수주 건전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LG이노텍 전장부문은 올 3분기까지 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25억원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LG이노텍 측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그룹의 차세대 사업보다는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의 생산능력(CAPA) 확대와 FC-BGA 등 부상하고 있는 반도체기판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3분기까지 진행된 광학솔루션과 반도체기판 설비 투자는 각각 8688억원, 173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40% 늘었다. 회사의 주력 매출처인 애플의 아이폰이 호황을 이어간 가운데 FC-BGA 투자에 돌입한 영향이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2월 FC-BGA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 투자를 결의했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쓰인다. 비대면 확산과 반도체 성능 향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분야다.

    손길동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전무)은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모바일에서 서버·PC, 통신·네트워크, 디지털TV, 차량 등으로 기판 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한 '고객 경험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부품사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고객사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 LG이노텍은 아직 메이저 완성차 고객 내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설비 투자보다는 R&D에 역량을 집중해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