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 성장 후 크게 둔화… "민간소비 제약·수출수요 위축""물가 당분간 서비스·공공요금 중심 높은 수준…통화긴축 권고""가계·기업 선별적 재정지원… 재정건전화 지속·재정준칙 필요"
  • 경기 둔화.ⓒ연합뉴스
    ▲ 경기 둔화.ⓒ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에 우리나라 경제가 1.8%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2%를 기록한 뒤 내년에 3.9%를 나타낼 거로 예측했다. 정부의 물가관리 목표치(2.0%)를 웃도는 수준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韓성장률 2.8%→2.7%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발표한 'OECD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9월 내놓은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전망한 2.8%와 비교하면 0.1%포인트(p) 낮춰 잡았다. OECD는 2년마다 회원국의 경제동향·정책 등을 분석하고 정책권고 사항을 담은 국가별 검토보고서를 발표한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1.8%로 내다봤다. 지난 6월 2.5%, 9월 2.2%에 이어 추가로 0.4%p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전망치 2.0%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0일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1.8%와 같다.

    올해 성장률보다 0.9%p나 낮췄다. 내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제 상황이 악화할 거로 본 것이다. OECD는 2024년 성장률 전망치도 1.9%로 제시했다. 2년 연속 성장률이 2.0%를 밑돌면서 경기가 'V자' 반등하기는 어려울 거로 예상했다.

    2.0%를 밑도는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2차 석유파동 영향을 받은 1980년(-1.6%)을 제외하면 없었다.

    민간소비가 그동안 견조한 회복을 보였으나 고물가에 따른 가처분소득(실질소득) 증가세 둔화 등이 앞으로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단기적으로 반도체 경기 하강, 글로벌 수요 위축에 영향을 받을 거로 봤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기업 상환부담 가중, 주택가격 조정, 기업부실 위험 등은 소비·투자의 하방요인, 지정학적 긴장 완화·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전환, 대면서비스 조기 회복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는 올해 3.1% 성장할 거로 예상했다. 지난 6월(3.0%)보다 0.1%p 올려 잡았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서 내년 성장률은 2.2%로 크게 둔화할 거라고 내다봤다. 다만 2024년에는 2.7%로 완만하게 회복할 거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가 2024년까지 글로벌 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유럽·북미·남미권의 경제 회복은 상당히 부진할 거로 예측했다.

    OECD는 겨울철 유럽의 에너지 수급난과 식량 공급 차질,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취약성과 신흥국 경기 위축 등을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 고물가.ⓒ연합뉴스
    ▲ 고물가.ⓒ연합뉴스
    ◇"인플레 대응 정책 최우선 권고"

    올해 주요 20개국(G20)의 소비자물가는 8.1%로 제시했다. 9월 기준 전망치(8.2%)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6.0%로 종전보다 0.6%p 내려잡았다. 2024년엔 5.4%로, 내림세를 보일 거로 봤다. 다만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대다수 국가에서 실질임금 하락과 실질구매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이 정책의 최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 압력이 높은 국가에는 통화긴축을 권고했다.

    아울러 재정정책은 인플레 압력과 국가재정 부담을 가중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계·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은 선별적·일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5.2%, 내년 3.9%, 2024년 2.3%로 전망했다. 당분간 서비스·공공요금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다 점진적으로 하락할 거로 추정했다.

    OECD는 한국 경제와 관련해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게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지속적인 재정건전화 노력과 재정준칙 채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의 노동·자본 재배분과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해소를 위한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