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등 악재 속 유임'脫 LCD' 전략 앞당기며 체질개선 박차OLED 기반 차별화 제품 확대 총력시황 부진 악화 대비해 실적 개선 노력 강화
  •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TV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정호영 사장을 유임하며, 변화 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앞서도 체질개선에 힘을 주며 회사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던 만큼 이번에도 위기 상황을 타개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이사회를 통해 정 사장 유임을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대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패널 수요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정 사장을 선택한 것이다.

    정 사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 및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회사가 직면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했던 2019년에도 회사는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취임 1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을 이룬데 이어 지난해 연간 2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 사장은 취임 후부터 ▲대형 OLED 대세화 ▲P-OLED사업 경쟁력 제고 ▲LCD 구조 혁신 가속화 등 3대 핵심 전략을 빠르게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정 사장은 경쟁력이 떨어진 TV용 LCD 생산을 줄여가면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OLED 매출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65인치 이상 초대형 OLED와 게이밍 OLED 등 고객가치 기반의 차별화된 제품을 확대하고, 원가 경쟁력도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 TV 시장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체질 개선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전 세계 TV 출하량은 1억4299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하는 등 역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경쟁력 차별화의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성과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된 LCD TV 부문의 국내 생산 종료 계획을 앞당기고, 중국에서의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7세대 LCD TV 팹과 중국 8세대 팹의 셧다운 일정에 대해 "P7는 기존 계획 대비 6개월~1년 앞당겨질 전망이며, 유사한 시점에 8세대 팹도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형 사업 부문에서는 하이엔드 LCD 제품을 중심으로 차별화 경쟁력 강화를 통해 사업의 변동성을 줄여갈 계획이다. 태블릿PC와 W-OLED 기반 모니터 등 중형 OLED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소형 및 자동차용 사업 부문에서는 스마트폰 신모델 공급을 시작했으며, 향후 하이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차별화된 라인업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 워치 및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격차를 확대하며 위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5대 핵심과제로 ▲고객가치혁신 체질화 ▲새로운 시장 창출 ▲근본 경쟁력 강화 ▲핵심역량 강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LGD만의 문화 정착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도 변하지 않는 핵심 원칙은 모든 경영활동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은 '고객'에 있다는 점"이라며 "경영활동의 전 영역에서 고객을 모든 업무와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 수급형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주형 사업 비중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전에 없던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창출형' 사업을 적극 추진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한계사업 조정 가속화, 필수 경상 투자 이외의 투자와 운영 비용 최소화, 재고 관리 강화, 업황과 연계한 과감하고 탄력적인 운영 전략을 실행해 신속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시황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더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 부문별로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와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강도 높은 실적 개선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