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간 전통 주조 방식 지켜온 발베니전통 공예에 현대적 감각 더한 12명 작품과 함께 전시발베니에 우리 먹거리 더한 특별한 칵테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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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통과하자 사위가 고요하다. 둥글게 뻗은 기와 위로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내려 앉아있다. 액자의 안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발을 옮기자 시야가 트이며 양 쪽으로 보리밭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휘겸재, 발베니가 열두 명의 공예 작가들과 선보이는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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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찾아간 휘겸재에는 이미 발베니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찾은 방문객들이 고옥을 둘러보고 있었다. 너른 마당 양 쪽에는 주 재료인 보리와 함께 발베니의 역사, 그리고 발베니를 만드는 ‘Our Makers’를 위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상주하고 있는 직원은 미술관의 도슨트처럼 관람객들에게 130여년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싱글몰트 위스키를 빚고 있는 발베니에 대해 설명하고 전시를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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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2년간 함께 한 12명의 공예장인과 작가들이 발베니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한옥 칸(間)으로 각각 나뉜 공간에는 12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발베니와 함께 곳곳에 전시돼있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A씨는 “삼청동에 지인들과 식사하러 들렀다가 눈에 보여 들어왔다”면서 “(발베니에 대해) 잘 몰랐는데 설명을 듣고 전시를 둘러보며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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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베니는 대를 이어 증류소를 운영하며 오랜 전통의 수제 방식을 고수해 프리미엄 위스키를 생산해 오고 있다. 전통과 수공예의 장인정신을 브랜드 가치로 삼고 2018년부터 국내에 숨어 있는 장인들을 만나오고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의 방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선보이는 작품이 발베니와 결을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공간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정해조 작가의 옻칠 공예였다. 장식을 배제한 담백한 작품에 더해 옻칠에 반사되는 햇빛은 공간을 충분히 채울 정도였다. 옻이란 옻나무의 수지를 정제해 만든 도막으로 보통은 목재 위에 바르는데 사용한다. 정 작가는 전통적인 옻칠 과정을 그대로 공예에 적용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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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밖에도 합죽선을 제작하는 김동식 선자장의 작품과 나주반의 특성을 보여주는 김춘식 나주반장의 작품, 제주 전통 공예인 말총으로 전통물을 만드는 정다혜 작가의 작품들도 둘러볼 수 있었다. 일부 작품 곁에는 발베니가 함께 놓여있었다. 나주 반상과 은잔 옆에 놓인  발베니는 ‘한옥-전통공예-위스키’라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을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시켰다. 6일간 진행되는 전시기간 동안 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으며,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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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옥을 빠져나오자 ‘발베니Bar’라고 적힌 작은 입간판이 눈에 든다. 휘겸재 옆 카페 로우루프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차와 음료, 발베니를 베이스로 만든 한정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발베니Bar에서는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산으로 만든 한정 칵테일로, 선자·옻·말총 등 작품의 이름을 따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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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를 의미하는 선자(扇子)는 김동식 선자장의 합죽선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이다. 나무와 한지를 연상시키는 대추와 잣을 베이스로 발베니와 조화롭게 융합시킨 한국적인 칵테일이다.

    옻은 정해조 장인의 오방색 작품인 붉은 색 자품에서 영감을 받아 히비스커스 티 시럽과 자몽주스를 이용해 향이 돋보이는 칵테일이다. ‘말총’은 정다혜 작가의 토기 모형 작품을 차용한 위스키로 녹차시럽과 매실을 넣고 말총 모양의 꿀타래를 페어링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