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계열사 대표 4년 임기 만료…교체 가능성 대두실적 하락 불가피하지만 악화된 상황서 선방했다는 평가박 대표 내년 부회장 승진 전망도…향후 거취 이목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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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대표의 경우 KB금융지주의 계열사 대표 임기가 평균 4년인 것을 고려하면 교체에 무게가 실리지만, 일각에서는 안정에 무게를 둔 깜짝 인사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임기 2년으로 취임한 이후, 두 번의 1년 연임을 거치며 4년째 KB증권 각자 대표 자리를 맡고 있다.

    두 대표는 취임 이후 사업 분야를 나눠 전담 관리한 결과 전문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실적을 개선했다. 그러나 올해는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가 겹친 여파로 실적 하락은 불가패했다.

    KB증권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434억원, 당기순이익은 3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52.5%, 44.1%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김 대표가 이끄는 기업금융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8% 줄었다. 다만 순수수료이익은 IB 부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늘어나면서 선방했다. 회사의 3분기 IB 순수수료수익은 3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이는 회사가 올해 지난 11년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IB 전 부문에서 선두를 지키며 4관왕을 달성한 영향이다.

    특히 올해 9개 종목 및 스팩(SPAC) 3개 종목을 상장하며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1위를 석권한 점이 눈에 띈다. 

    회사 관계자는 "리서치와 세일즈 파트까지 각 부문과의 연계 강화를 강화해 다양한 기업에 대한 스토리, 투자자 마케팅 등을 구성하며 준비했다"라며 "이와 함께 굵직한 IPO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각 기업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성현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맞춤형 솔루션을 내는 전략을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정림 대표가 총괄한 위탁·자산관리 부문의 실적은 상황이 조금 더 좋지 않다. 

    회사의 3분기 위탁·자산관리 부문의 영업이익은 1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3% 급감했다. 자산운용 부문은 574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전년(120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대부분의 증권사가 공통으로 악화된 시장 및 업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 악화 속에서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회사의 대표 MTS인 마블(M-able)의 경우 지난 10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증권·투자업종 부문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를 달성했다.

    한 달간 약 209만명이 M-able을 방문했으며, 사용자 수 점유율은 16.3%로 집계됐다. M-able이 설치된 모바일 단말기는 약 484만대에 달해 해당 부문 또한 증권·투자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인 이슈로 인해 불안한 주식시장과 개인거래 고객의 투자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라며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해 사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적시에 MTS 서비스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상 KB금융 계열사 대표의 임기는 최대 4년(2+1+1)이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관례대로라면 박정림·김성현 대표 모두 올해를 마지막으로 지주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는 단독대표 체제, 외부 인사 수혈 등 다양한 가능성이 검토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박 대표의 경우 연말 인사에서 KB금융그룹 부회장에 오를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나온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전략과 방향이 연말 인사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대표는 앞서 지난해 말 인사에서 4개 비즈니스그룹 체제로 재편한 KB금융의 자본시장·기업투자금융(CIB) 부문 총괄부문장에 오른 바 있어 이미 세 명의 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는 정통 은행원 출신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세 명의 부회장과 달리 비은행 사업 확대의 상징성이 있다"라며 "12월 중순 이후 지주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