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티웨이 등 중장거리 도전장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시 독과점 노선 반납해야국토부, 독과점 노선 국적사에 우선 배분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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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LCC들도 장거리 노선 운수권(항공사에 배분된 운항 권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장거리 취항이 새로운 기회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29일부터 인천~LA행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에어프레미아의 인천~LA 취항은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A노선은 항공 자유화 노선에 속하지만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신생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취항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에어프레미아의 해당 노선은 평균 탑승률 70~80%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LA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면서 이코노미 좌석을 기준으로 최저 87만원에 항공권을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항공의 해당 노선 항공권 가격은 이코노미 좌석 기준으로 2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초 인천~독일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으면서 향후 유럽까지 하늘길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총 309석 규모의 B787-9를 3대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총 10대 항공기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다음 달 23일부터 인천~시드니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만 취항하던 시드니 노선을 2020년 2월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운수권을 따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네트워크 확대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에 347석 규모의 대형기 A330-300기종 3대를 들여왔다. 회사는 시드니로 장거리 첫 취항을 나선 이후 동유럽 등으로까지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플라이강원도 최근 260석 규모의 A330-200을 도입하며 베트남, 대만 운항에 이어 미주와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당장 중대형기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운수권과 슬롯 배정 기회가 생긴다면 장거리 노선 취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CC들이 중장거리 도전에 나선 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영향이 크다. 통합항공사가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부 노선을 내놔야 하는데, 국토교통부가 운수권을 국적사들에게 우선 배분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걸며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양사가 결합하면 반납해야 하는 노선은 유럽 5개(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 중국 4개(장자제·시안·선전·베이징), 기타 2개(시드니·자카르타)다. 

    공정위는 양사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회수하는 운수권과 슬롯은 합병일로부터 10년 내에 이전하면 된다고 결론 내렸다. 통합항공사 출범 예상 시점이 2024년인 만큼 LCC가 중장거리 운항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양사 합병 이후 향후 시장에 나올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LCC들 간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향후 통합항공사가 출범해 LCC들에게 운수권 기회가 넓어진다면 인천~프랑크푸르트·파리 노선 등 유럽 노선이나 미주에선 뉴욕 노선처럼 수익성이 뛰어난 노선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