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무보증사채 A(안정적) 신용등급 유지실적 성장과 함께 차입금·부채 규모도 확대내년 원가 안정화로 운전자본 부담 완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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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제지가 금융부담 증가에도 사업 안정성을 인정받아 신용등급 유지에 성공했다. 내년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지만, 다각화한 제품 포트폴리오 기반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한솔제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A2’로 각각 유지했다. 한솔제지의 차입 부담은 확대했지만, 사업의 안정화로 재무안정성이 약화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 평가 배경이 됐다.

    실제 한솔제지는 올 들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오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은 61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9% 늘었고,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360.3% 급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37.7%, 156.2%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연계된 제품 판매가격 상승,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판매량 증가, 신규 종속법인 성우엔비테크 편입 영향에 따른 결과다. 특히 올 1분기 평균 120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261원으로 오른 데 이어 3분기 1340원까지 치솟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솔제지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절반을 차지해 달러 강세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제지업계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25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강세를 이어간 사이 해상운임은 하락하고, 수출은 늘며 수출 채산성이 높아졌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외부경제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감열지를 주력제품으로 하는 특수지 사업부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한솔제지 측은 “3분기 산업용지 부문은 고지가·에너지가·수출물류비 등의 원가 상승을 반영한 판매가 인상과 환율 상승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전년동기 대비 약 14% 상승했다”며 “인쇄용지 및 특수지 부문도 같은 이유로 판매가격이 1년 전보다 약 2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의 실적 성장세와 함께 차입금 부담도 높아졌다.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9392억원으로 올 들어 22.4%, 부채총액은 1조4744억원으로 22% 확대됐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의존도는 작년 말 40.6%에서 올 3분기 말 42.4%로, 부채비율은 177.9%에서 199.4%로 각각 높아졌다.

    한솔제지의 제품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매출 증가 등 영향으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솔제지의 3분기 운전자본은 6963억원으로 지난해 말 4346억원 대비 60.2%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솔제지의 차입 부담 확대에도 재무안전성 저하폭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크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등 긍정적 요인으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경기 하락 전망을 감안할 때 실적이 일정수준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판가 및 원재료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완화로 차입금을 감축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른 원가부담 완화, 과점적 시장구조에 따른 제지업체의 양호한 제품 판가 결정력 등으로 실적을 방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