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전업 카드사 잔액 역대 최대평균 수수료율 20% 육박"상환능력 한계상황" 분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소비자가 카드값을 갚지 못해 대출로 돌려막는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잔액이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섰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차주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카드사들은 충당금을 쌓고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비에 들어갔지만 실적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75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6조9378억원)보다 1378억원(2%) 증가한 것은 물론 지난해 9월(5조8570억원)보다는 20%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무엇보다 리볼빙 수수료율도 높아졌다. 지난 10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4.35~18.46%로 집계됐다. 9월 말 평균 수수료율이 14.19%~18.19%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0.16~0.27%포인트(p) 상승했다.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리볼빙 등 카드사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며 "최근 조달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수수료율을 낮추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같은 금리인상기에는 취약차주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고 빚을 못 갚는 한계차주도 늘게 된다. 상환능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대출을 막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통해 기존의 대출을 상환하는 대출 '돌려막기' 행위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상환 여력 저하와 연체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대출 심사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가 쌓은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9조6753억원에서 지난 상반기 10조148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에만 4730억원(대손준비금 2548억원 포함)을 추가 적립하며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리볼빙은 사실상 연체되는 금액을 이월하는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한계차주가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 금융 지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실 채권이 늘고 있다는 점은 대출자들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