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8·9 시공사 선정 돌입…포스코건설·HDC현산 두각방배신동아 9일 2차입찰…PF 위기 탓 건설사 몸사리기
  •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연합뉴스
    ▲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연합뉴스
    올해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실적 경신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내년 수주전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시정비 수주경쟁의 향방을 가를 '전초전' 예고 사업지로는 서울 신당 재개발과 방배신동아 재건축 등이 꼽히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고금리로 인한 시장 침체와 자잿값 인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의 여파로 연내 예정됐던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절차가 내년 초로 미뤄지고 있다.

    내년 초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주요 사업지 중 하나는 신당동이다. 신당8구역과 신당9구역 재개발이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고, 신당10구역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며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신당8구역 재개발은 서울 중구 다산로28길 22(신당4동) 일대 5만8439.3㎡에 지상 28층 16개동 121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사업비는 3700억원 규모다.

    지하철 5호선과 6호선 청구역이 인접한 더블역세권에 규모도 1000가구 이상인 알짜배기 사업지라 건설사들의 참여 의사가 강했다.

    원래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조합과의 의견 차로 작년 8월 계약 해지됐고, 이후에는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간 3파전이 예상됐다. 

    이같은 3자구도에서 GS건설이 철수하며 포스코건설의 '오티에르'와 대우건설의 '써밋' 등 하이엔드 브랜드간 접전이 예상됐지만,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손을 떼면서 실제 입찰에는 포스코건설만 참여했다. 

    결국 시공사 선정이 유찰돼 재입찰에 나섰고 최근 진행된 두 번째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석하며 새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입찰은 내년 1월 2일 마감될 예정이다.

    신당9구역도 시공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 432-1008번지 일원 1만8651㎡에 지상 7층, 7개동, 315가구를 조성하는 것으로 공사비는 약 1210억원이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코오롱글로벌 등 두 개사가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해당 사업에 눈도장을 찍어 온 HDC현산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 지역은 신당8구역에 비해 규모가 작고 고도제한으로 층수가 7층으로 묶여 사업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대형사보다는 중견사 간 대결 구도가 예상됐다. 

    하지만 광주 붕괴사고 등의 여파로 인한 계약해지로 추가수주가 절실했던 HDC현산이 수주전에 참여하며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조합은 내년 1월 13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강남권 노른자 사업지로 꼽히는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사업은 서초구 방배동 988-1 일원 3만7902.6㎡에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공동주택 84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한다. 

    당초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간 대결이 예상됐지만 1차 입찰에 포스코건설만 참여하면서 유찰된 바 있다. 2차 입찰은 오는 9일 진행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와 PF 위기 등으로 인해 정비사업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고급화 바람으로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중견·중소사의 수주전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힘들게 사업권을 따내더라도 추후 미분양이라도 발생하면 회사 자체가 휘청할 수 있어 일단은 시장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다다익선 방식의 수주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들도 수주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까지는 컨소시엄 형태 입찰이나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 및 재입찰이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러 사업에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상징성과 수익성이 큰 사업 위주로 선별해 참여하는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