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숨통삼성·KB카드 등 민평 금리 보다 낮게 거래내년 33조 카드채가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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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자금경색으로 치솟던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로 들어섰다. 채권안정펀드 투입과 함께 미(美)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기조가 한풀 꺾이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탓이다. 다만 내년에만 카드채의 절반가량인 33조원이 만기를 앞두고 있어 여전히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카드·리스·할부금융채 모두를 포함한 여전채(AA+, 3년물)의 채권 금리는 연 5.782%로 집계됐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지난달 8일 연 6.078%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전채 금리가 5.7%대로 자리 잡은 것은 지난 10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지난 4일에는 삼성카드·KB국민카드 등 AA+급 여전채가 민평 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로 접어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채안펀드 투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정부는 자금 시장 경색 완화를 위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진행해 채안펀드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50조+α' 규모의 유동성 공급대책에도 단기자금시장 '가뭄'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후 채권시장 안정화와 함께 여전채 금리인하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둔화 예고와 함께 금융당국이 여전채 진정을 위해 칼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여전사 등 금융회사의 규제를 완화해주는 정책를 발표했다. 여전사의 조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원화 유동성 비율을 3월까지 10%포인트(P) 완화하고 여신성 자산 축소에 따른 PF 익스포져(대출+지급보증) 비율도 현재 30%에서 40%로 완화해줬다.

    하지만 여전업계는 여전히 울상이다. 여전채 금리가 조금 떨어져도 조달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에만 33조원의 카드채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평균 2%대로 발생한 채권이어서 대규모 추가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익성 감소보다 더 우려되는 지점은 자산 건전성도 함께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달금리가 지속 상승할 경우 이를 보전하기 위해 고위험 상품을 취급할 요인이 확대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1년새 조달 비용이 대처하기 어려운 속도로 상승했다"며 "여전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위험을 감수할 경우 건전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