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생활가전사업부장 역할 겸임TV사업도 'TV 전문가' 한 부회장이 맡아비스포크로 흥행가도… 세탁기 이슈로 '제동'내년 2분기까지 '보릿고개'… DX사업 '명운'
  • ▲ '삼성AI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부문장 ⓒ삼성전자
    ▲ '삼성AI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부문장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요 감소에 리더십 공백까지 겹치며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을 직접 챙기며 활로 모색에 나선다. 한 부회장 전문 분야인 TV도 사업부장을 새로 선임하지 않고 한 부회장의 지휘를 받게 되면서 내년 보릿고개를 앞두고 DX부문이 쇄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정기 인사에 이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으면서 한종희 부회장 겸 DX부문장이 생활가전(DA)사업과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인사로 DX부문장 겸 부회장 자리에 오른 한 부회장이 다시 사업부장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삼성 DX부문이 본격적으로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급증했던 가전과 TV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올 하반기부턴 이 같은 수요 감소 여파가 실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런 상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 부회장이 직접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 10월 사업부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또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생활가전사업 내부 인사 출신으로 최초 사장까지 승진한 상징적 인물이었던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직을 내려놓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내부 임직원들도 동요되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도 생활가전 사업부는 부사장 승진자가 전무했고 신규 임원 승진자 명단에도 소수만 이름을 올리면서 분위기는 더 침체됐다. 얼마전 삼성 세탁기 유리문 깨짐 사고가 발생한 영향으로 승진 대상자였던 이들이 다수 고배를 마신 것으로 풀이된다.

    공석이 된 사업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새로 임명되지 않아 안팎으로 의문은 더 커졌다. 삼성은 장고 끝에 생활가전 사업부장을 새로 임명하지 않고 한 부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실적으로나 내부 분위기 측면으로나 변화를 추진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의 정체성과도 같은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도 결국 한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형국이 됐다. 이번 인사에서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따로 선임하지 않는 대신 부사업부장직을 만들어 용석우 부사장을 배치하고 차기 사업부장 후보로 검증에 들어갔다.

    TV사업도 엔데믹 시국과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이미 수년째 세계 1등을 놓치지 않는 삼성TV도 코로나19로 급증했던 수요가 사그라들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나 실적에 타격을 받기 시작했고 가전과 마찬가지로 수요 감소 여파가 내년 상반기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내년 사업 전략을 세우는데 위기 대응이 핵심이 됐다.

    이처럼 유례없는 TV사업 위기에 30년 TV 전문가 한 부회장이 직접 등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인사 때부터 지난해 DX부문장에 오르기 직전까지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맡아오면서 가장 최근까지도 TV시장을 챙겼던 인물이다.

    한 부회장이 이처럼 DX부문의 핵심 두 사업인 생활가전과 영상디스플레이 사업을 모두 진두지휘하게 되면서 내년까지 이어질 시장 침체 상황에서 삼성이 어떤 해법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삼성 생활가전은 '비스포크'라는 새 브랜드를 론칭해 맞춤형 가전시대를 열면서 삼성 가전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내년에도 이 비스포크 브랜드를 더 확장하는데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TV는 올 하반기 월드컵 특수와 연말 특수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지만 기술력에서나 판매량에서나 세계 1등을 향한 삼성의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해 조용히 사업을 이어왔던 QD 디스플레이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주춤했던 삼성 TV 분위기에 반전을 노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