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출신·尹 지지 공통이팔성·김창록·박대동 거론13일 1차 롱리스트 발표… 내주 5~6명 압축 노조 "낙하산, 공정·상식 위배… 출근 저지 투쟁"
  • BNK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1차 후보(롱리스트) 19명을 13일 확정한다. 

    이명박 정부시절 '금융 4대 천왕'으로 꼽히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각각 1944년, 1949년, 1951년생으로 만 나이로 78세, 73세, 71세다. 

    BNK금융의 '나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지완 전 회장의 경우, 1946년생으로 2017년 첫 회장 자리에 올랐는데 당시 71세였다. 

    다른 금융지주와는 달리 BNK금융 이사회서 연령제한을 두지 않아 모피아 '올드보이' 잔치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후보로 차기 회장 내부 승계 규정에 따라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자회사 대표 9명을 포함해 이밖에 2곳의 자문기관이 추천한 10명의 복수 후보를 선정한다.  

    앞서 김지완 전 회장이 아들 논란으로 조기 퇴진한 뒤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도록 사규를 변경하면서 후보군은 대폭 늘었다. 다만 나이에 대한 규정은 따로 두지 않아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올드보이' 회장을 허용한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시선은 롱리스트에 오르게될 외부인사에 쏠린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사 대부분은 70대 고령인 데다 금융계에 오래 떠나 있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고, PK(부산·경남) 지역에 연고가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CEO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은 외부 추천 후보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근 금융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와중에 '올드보이'가 회장이 된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으로 1961년생 진옥동(61) 행장을 낙점했다. 이밖에 KB금융 윤종규 회장(67), 함영주 하나금융(66),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63) 모두 60대다.  

    BNK금융 노조는 내부 인사 발탁을 요구하고 있다. BNK금융 노조는 이날 오전 금융노조와 함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언론에 나오는 모피아 인사가 최종 후보가 된다면 현 정부의 공정과 상식, 자유시장 경제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낙하산 저지투쟁을 예고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존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이른바 내정설이 나오지 않은 점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추천 후보군이 결정되면 CEO 윤곽이 나올 것"이라면서 "정권차원의 OB챙기기가 될 수도, 비교적 젊은 금융관료 출신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숏 리스트 선정 전에는 당연직으로 오른 자회사 후보군 중에서도 CEO 의사가 있는 후보만 남고 남은 자회사 대표들은 자진사퇴할 것"이라 밝혔다. 

    BNK금융 이사회는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친 뒤 내주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5~6명을 압축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거쳐 1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결정시점은 내년 설 명절 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