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말라… 신용대출 중단 봇물현대캐피탈·SBI저축은행·러시앤캐시 등 업계 1위도 흔저신용자들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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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뿐만 아니라 대부업체들까지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서민·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영업을 축소하기 시작해 현재는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최근엔 토스·핀다 등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 영업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자산은 36조3000억원으로 캐피탈 업계 전체의 18%를 차지한다. 신용등급도 'AA0'(나이스신용평가 기준)로 캐피탈사들 중 가장 높다. 이보다 낮은 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을, 대형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각각 중금리대출과 햇살론 신청을 중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체 모바일 앱에선 대출을 취급하지만 카카오 등 대출비교 플랫폼 앱에선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대부업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5곳이 신용대출을, 7곳은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부업 1위 사업자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지난 27일부터 신규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업계 2위인 리드코프 역시 기존 대출의 20%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체는 대부분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2금융권의 조달창구가 막히자 대부업계도 여진이 이어진 탓이다. 연체율이 늘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리스크 관리도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이처럼 2금융권과 대부업체가 줄줄이 대출 영업을 중단하면서 서민들이 제도권 내에서 돈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필요한 자금을 제때 구하지 못한 취약차주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행 20%인 법정최고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법상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최고 연 27.9%까지 법정 최고금리를 올릴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4%대였던 조달금리가 8~9%로 치솟아 대출을 취급하면 할수록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라 조달금리가 내릴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