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배당금 소폭 증가 반면 한일현대 배당금 반토막영월공장 폐열발전 설비투자에 700억원 투입투자 끝나면 배당 회복될 듯… 지주사 주주친화 기조
  • ▲ 한일시멘트 영월 공장 전경.ⓒ한일시멘트
    ▲ 한일시멘트 영월 공장 전경.ⓒ한일시멘트
    한일홀딩스 한 지붕 아래 있는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의 배당계획이 엇갈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자재 가격 인상, 화물연대 파업 등 여파로 올해 시멘트 업계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한일시멘트는 과거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한 반면 한일현대시멘트는 규모를 줄였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올해 결산배당 계획을 결정해 공시했다. 

    우선 한일시멘트는 1주당 배당금으로 580원 이상 배당할 계획이다. 지난해 결산배당 540원 과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금액이다. 한일시멘트는 최근 몇 년간 배당을 지속 늘리는 등 적극적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고 있다. 

    2019년 보통주 1주당 47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20년 5100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의 경우 10:1 액면분할에 따라 1주당 540원의 배당금이 측정됐다. 보통주 1주가 10주인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5400원의 배당금을 지불한 셈이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4.04%에 달한다. 

    한일현대시멘트는 1주당 배당금으로 600원 이상 배당할 계획이다. 지난해 결산배당과 비교하면 정확하게 절반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한일현대시멘트는 한일시멘트에 인수된 이듬해인 2018년부터 배당을 실시,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2018년 800원에 불과했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019년 1000원, 2020년 1100원, 지난해 1200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3.54%에 달한다. 

    원자재 가격 인상, 화물연대 파업 등 여파로 올해 시멘트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한일시멘트는 배당금 인상을, 한일현대시멘트는 배당금을 크게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단순히 실적만 놓고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각각 855억원,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5%, 65.3%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유연탄 가격과 전기세 인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부담 증가, 유류세 증가 등에 따라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양사의 배당을 가른 가장 큰 요인은 친환경 설비투자 여부다. 한일현대시멘트는 배당 축소의 배경으로 “시설투자 등 자금활용계획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일현대시멘트는 영월공장에 ECO발전(폐열발전)을 건설 하는 등 친환경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앞서 2019년 한일현대시멘트는 영월공장 폐열발전 설비 설치에 7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폐열발전은 고온의 소성로에서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Clinker)를 제조한 뒤 평균 300∼350℃까지 떨어진 열원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폐열발전 설비를 본격 가동하면 전체 전력의 20∼30%가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대부분의 주요 시멘트사가 해당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는 내년 말 해당 설비 투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말 기준 투입 예정 금액 총 700억원 가운데 234억원이 투자됐으며 향후 추가적으로 466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466억원은 지난해 한일현대시멘트의 영업익 35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최근 3년간 한일현대시멘트 영업이익은 352억원, 571억원, 359억원 순으로 평균 42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년간 벌어들이는 돈을 몽땅 설비투자에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장사가 잘 되면 상관없지만 앞서 말했듯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인 데다 내년을 시작으로 당분간 시멘트 업황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으로 배당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시멘트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일현대시멘트의 ECO발전 설비가 완공되고 실적이 개선되면 배당성향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주회사 한일홀딩스는 1969년 상장 이후 총 53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주주친화 경영 에 앞장서왔다.  2018년 지주사 전환 이후, 총 2회에 걸쳐 약 274억원의 자기주식 이익 소각으로 주당 가치를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