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넘자-②]조선업 LNG·친환경 선박 발주 지속 전망후판 가격상승 우려·인력난 리스크 ‘여전’해운업, 운임 하락에 상승세 둔화 불가피선종 다양화·친환경 연료 등 다각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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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조선·해운업계가 2023년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할 전망이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아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 장기성장 기틀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복합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조선과 해운업종의 전망이 다소 갈리고 있다. 조선업종은 LNG(액화천연가스)·친환경 선박 중심 발주가 이어지며 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예상되는 반면 해운업종은 해상운임의 하향세 속 실적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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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는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흑자를 실현하며 이익창출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과거 조선사 부진의 원인이 됐던 저가수주 물량이 연내 해소되고,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고수익 선종 위주 선별 수주의 결실이 장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최근 2년 연속 수주목표치 초과 달성에 성공하며 실적 상승의 근거를 확보했다.

    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97척, 239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 당초 목표치인 174억4000만 달러를 웃돌며 달성률은 137.3%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04억 달러, 88억 달러를 수주해 각각 117%, 107%의 수주달성률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선3사의 연간 매출 규모가 5조~9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2022년 6월 말 기준 3사의 수주잔고는 약 79조원으로 이미 3~4년 치 일감을 쌓았다”며 “2022년 하반기부터 외형이 확대 추세에 접어들기 시작해 2023년 상반기에는 매출 규모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조선업계의 수주잔고의 ‘질’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3사의 신규 수주 상당수는 고부가가치의 LNG선과 컨테이너선이 차지한다. 이들 선가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며 수주잔고의 질이 양호해진 것으로, 과거 저가수주 물량 부담 해소와 함께 조선사들의 이익폭도 갈수록 확대가 예상된다.

    2023년에도 글로벌 선주들의 친환경, 차세대 선박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인력수급 부족 문제는 업계의 최대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으며, 후판가격 상승 우려도 여전하다. 경기침체 장기화 시 선박 인도 지연 및 취소, 경기 활성화를 위한 환경규제 완화 가능성 등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조선사들은 탈탄소 기술투자로 미래 선박 시장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인 이중연료추진선, 전기추진선, LNG선은 물론 암모니아연료추진선과 수소연료추진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암모니아 연료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암모니아 선박에 대한 개념설계와 함께 구조적 안정성과 설비 적합성 검토를 진행, 이르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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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M
    코로나19 기간 이례적인 호황을 누린 해운업은 조선업에 비해 산업 전망이 다소 어둡다.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선과 탱커의 경우 노후선 교체 수요 증가 기반 시황이 긍정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해운 수요는 실질적인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IMO의 강력한 해상환경규제 시행으로 노후선에 대한 폐선이 본격화되며 운임 등 시황에 긍정적 영향도 기대된다”며 벌크선을 수혜 선종으로 지목,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의 개선을 예측했다.

    아울러 “탱커의 경우 전쟁이 지속되거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지속 가능성이 높아 원거리 교역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며 “OPEC의 석유생산 감소로 해운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으나, 폐선량 대비 신규 공급이 작은 수준으로 예상돼 시황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컨테이너선 강자’ HMM은 시황 하락과 함께 올해 매출이 11조원, 영업이익은 3조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각각 8조원, 7조원 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펜데믹 호황기를 거치며 재무구조가 튼실해졌고, 10조원 이상 현금을 확보한 만큼 당분간 위기 대응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HMM은 올해 운임 급등락에 대비한 선종 다양화와 친환경 연료 등 사업 다각화를 이어간다.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벌크선을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늘리고 터미널과 물류시설 매입, 친환경 연료 도입, e-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