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비 14% 줄어…코로나 전보다도 3.3%↓손경식 회장 2년째 신년사서 시총 정체 언급“중기비전 실행력 강화해 대외가치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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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 계열사들이 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년째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CJ그룹  9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5조1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월 11일 9개 상장사 시총 18조3493억원과 비교하면 14% 감소한 수치다. 2021년 시총 21조121억원과 비교하면 24.9%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2020년 1월 10일 시총 16조3111억원과 비교해도 3.3%나 빠진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CJ대한통운의 시총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20년 3조2735억원이었던 CJ대한통운의 시총은 2021년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3조8780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2조8743억원으로 줄었고 전날 종가 기준으로는 2조462억원에 그쳤다. 최근 3년 새 증발한 금액만 1조2273억원에 달한다. 

    CJ ENM은 두 번째로 시총 감소폭이 컸다. 2020년 3조3200억원이었던 CJ ENM의 시총은 2021년 3조5064억원으로 늘었지만 작년엔 2조9297억원에 그쳤고 전날 종가 기준으로는 2조1929억원으로 줄었다. 3년간 1조1271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지주사인 CJ㈜ 시총도 2조6317억원, 2조8739억원, 2조3429억원, 2조4216억원으로 변화하며 2100억원이 줄어 들었다. 

    오로지 CJ제일제당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3조4549억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5조1560억원으로 1조7011억원, 약 49.2%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 시총은 되려 감소하면서 회사의 고민은 깊어진 상태다. 실제 손경식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년사를 통해 시가총액 정체를 지적했다. 

    작년 신년사에서는 “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음에도 시가총액에서 정체가 나타난다는 것은 아직 CJ 그룹의 미래에 대해 자본시장의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으며 올해 신년사에서도 “2년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그룹 시가총액이 정체되어 있는 것은 CJ 그룹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CJ그룹은 코로나19 등 악재가 잇따르며 2020년 계열사 상당수가 부진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반영되는 지주회사 CJ㈜는 2020년 매출액 31조9991억원을 달성, 2007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2021년 바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코로나19 직격탄을 1년 만에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CJ㈜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 34조4840억원, 영업이익 1조8818억원, 순이익 807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77%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35%, 295.55% 늘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작년에도 CJ그룹 상당수 계열사가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는 지난해 매출액 40조8843억원, 영업익 2조2966억원, 순이익 8631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실적을 또 다시 큰폭으로 뛰어넘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CJ그룹이 미래 성장 방향에 대한 분명한 목표치를 설정하고 전략 등을 구체화해야만 저평가를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창출해 낼 수 있는 이익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는 앞서 작년도 2021년 11월 중기비전을 통해 컬처,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러티(C.P.W.S)의 4대 성장 엔진을 중심으로 10조원 이상 투자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 공표한 바 있다. 다만 발표 1년간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늘며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재현 회장은 작년 10월 말 ‘CEO미팅’을 통해 올해부터 즉시 실행이 가능한 새 중기전략을 구축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외부투자자들에게 청사진만을 제시하는 게 아닌 실현 가능성을 어필하고 추진 중인 중기비전의 실행력을 강화, 그룹 전체적 대외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