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 10~12% 불과 전망… 경기둔화·기저효과 겹쳐정부, 직접일자리 104.4만개 제공… 상반기 90% 조기채용작년 3분기 미충원 18.5만명·11월 현재 빈 일자리 19.8만개300인미만 사업체 '인력난'… 경력·자격 미흡 vs 임금 기대 못미쳐
  • 채용공고 게시대.ⓒ연합뉴스
    ▲ 채용공고 게시대.ⓒ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여파로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자리 미스매치(수급 불일치)도 심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10만 명으로 내다봤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11월 3일 내놓은 KDI 현안분석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서 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만4000명에 그칠 거로 분석했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81만6000명.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해의 10.3~12.3%에 불과할 거라는 얘기다. 세계 경기둔화에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거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2020년(-22만 명) 이후 최소를 기록하게 된다.

    정부는 '범부처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취약계층 소득 안정을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올해 직접일자리 사업 규모가 104만4000개로, 지난해보다 1만4000명 늘어난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94만 명을 상반기에 조기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일자리 예산의 70%(10조4000억 원) 이상도 조기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 미충원인원 및 미충원율 추이.ⓒ노동부
    ▲ 미충원인원 및 미충원율 추이.ⓒ노동부
    고용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은 가운데 노동시장의 일자리 미스매치도 심화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7~9월)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120만6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9%(8만8000명) 늘었다. 기업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채용 못 한 3분기 미충원 인원은 1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000명(37.6%) 많았다.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충원율은 15.4%로 전년보다 3.4%포인트(p) 올랐다. 미충원율은 운수·창고업(51.4%), 제조업(28.7%), 정보통신업(23.7%), 수도·하수·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16.1%), 도·소매업(15.0%) 순으로 높았다.

    기업 규모별 미충원 인원은 300인 미만 사업체는 17만3000명, 300인 이상은 1만2000명으로 각각 1년 전보다 4만9000명(39.0%), 2000명(19.4%) 증가했다.

    정상적인 기업 경영과 생산시설 가동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뜻하는 부족인원은 6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만5000명(12.1%)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현재 빈 일자리 수는 19만8000개(상용직 18만2000개·임시일용직 1만6000개)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한달 안에 새로 채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한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서 빈 일자리 문제가 더 심각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빈 일자리 수는 7000개(빈 일자리율 0.2%)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반면 300인 미만은 19만2000개(빈 일자리율 1.3%)로 10.5% 증가했다.

    기업이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사유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28.1%).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17.3%) 등의 순이었다. 직무능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라는 비율이, 직능 수준이 낮을수록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라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구인난이 심화하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인건비 상승은 다시 고물가를 부채질할 수 있어 웨이지(임금)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사업체는 인력부족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채용비용 증액이나 구인방법 다양화'(57.8%)에 이어 '임금(급여)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33.7%)을 꼽았다.

    취업정보 전문업체 잡코리아가 최근 4년대 졸업 신입 구직자 6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희망 연봉은 평균 3540만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3300만 원보다 7.3%(20만 원)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