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최근 ETF 점유율 폭풍 성장…글로벌 네트워크 협력 주효2월 국내 최초 30년스트립국채 ETF 상장…채권 라인업 확대글로벌 우량주 담은 ETF 추천…하반기 반도체 반전 기대
  •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이종현 기자
    ▲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이종현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ETF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것을 인지한 미래에셋운용은 새로운 혁신을 통해 ETF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전략ETF운용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본부는 회사 ETF운용 부문의 4개 본부 중 가장 나중에 생긴 신생 본부로서 신규 ETF 개발과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경준 미래에셋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최근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장기 투자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시장에 필요한 상품 적재적소에 선보인 점 주효"

    이경준 본부장은 2007년 삼성자산운용 KODEX ETF 운용팀을 시작으로 약 16년간 ETF를 연구한 전문가다. 지난해 8월 미래에셋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ETF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수년간 ETF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각각 국내 ETF 순자산가치총액의 42.0%, 37.7%을 차지, 둘 사이의 차이는 4.3%포인트로 좁혀졌다. 1년 만에 차이를 2.7%포인트 줄였다.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운용이 ETF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로 'TIGER ETF'의 브랜드파워를 꼽았다.

    이 본부장은 "지난 2019년 국내 투자자가 글로벌과 테마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에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적시에 상품을 출시한 점이 주효했다"라며 "오랫동안 연금 ETF는 TIGER라는 인식을 구축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1등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보다는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투자자들의 재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투자 파트너로서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특히 타 운용사 대비 연금 시장 브랜드 경쟁력을 명확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금 시장 내 지배력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도 후발주자들이 저마다 '최초' 타이틀을 가진 ETF 상품을 출시하는 데 집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업계 최초상품을 출시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자산군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은 ETF 비즈니스의 상식으로 통한다"라며 "전략ETF운용본부 또한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초라는 타이틀로 일정 규모 이상의 리더쉽을 가진 ETF가 된다면, 후발주자들이 보수 인하를 하는 등 다른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그 리더쉽을 무너뜨릴 수 있는 확률은 낮아진다"라고 덧붙였다.
  •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이종현 기자
    ▲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이종현 기자
    ◆ "특정 섹터·테마보단 경제적 혜자 갖춘 기업 주목"

    이 본부장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 전환이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변곡점을 지나는 변화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방향성이 나타나기 전까지 혼란스러운 시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 관련 ETF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완화되면서 일부 경기민감 업종인 반도체 등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특정 섹터나 테마보다는 경제적 혜자를 갖추면서 현금창출력을 가진 기업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시황과 무관하게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글로벌 우량주식을 장기 적립 관점에서 저가매수 하는 형태로 담담하게 대응하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올해 채권 ETF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만기형 채권 ETF 라인업과 장기 듀레이션을 가진 장기채권 ETF 등의 신규 상품을 신속히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만기형 채권 ETF의 경우 1년·2년·3년 등 만기 시점별로 상품을 모두 차별화할 수 있고, 회사채·은행채·국고채 등 신용등급별로 나눌 수 있다"라며 "다양한 형태의 운용 전략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만기형 채권 ETF가 투자자들의 핵심 재테크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만기매칭형 ETF는 작년에 소개된 이래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주식과 예금의 중간에 있는 자산으로서 특히 회사채 ETF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 국내 최초 스트립채권형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트립채권이란 원금채권과 이표채권을 분리한 채권으로, 이번에 상장하는 ETF는 이중 원금채권만을 모아 만든 ETF다. 이자를 분리한 채권 ETF라 타 채권 대비 듀레이션이 길다.

    이 본부장은 "오는 2월 1일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를 상장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긴 듀레이션의 국내채권형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ETF 비즈니스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만기가 있는 존속기한형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이 현재는 채권과 채권파생형으로 제한돼있다"라며 "지금보다 기초자산을 다양하게 하는 등 새로운 혁신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제성장 및 연금 시장의 성장 등 국가 자본의 축적이 계속되는 한 ETF 비즈니스는 우상향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국내 투자자들의 니즈를 더욱 분석하고 전략을 연구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전략형 ETF를 설계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ETF의 블루오션을 새롭게 발견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