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시장전망치 웃돌아… 경기침체 우려에도 두 분기 연속 증가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 18.6만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견조한 성장세·고용시장에 조기 피벗 물 건너가나… 내주 FOMC 주목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연합뉴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경제가 지표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각)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2.6%)과 월스트리트저널(WSJ·2.8%)이 보도한 전문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1.6%)와 2분기(-0.6%) 연속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빠졌다가 3분기 들어 3.2% 성장하며 두 개 분기 연속 반등세를 이어갔다. 4분기 성장은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이 2.1% 증가하며 견인했다고 미 상무부는 설명했다.

    하반기 만회에 힘입어 미 경제는 지난해 연간 성장률 2.1% 증가가 예상된다.

    미 경제를 지탱하는 노동시장도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5∼21일) 실업수당 신규 신청 건수가 18만6000건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8~14일)보다 6000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을 거로 전망했지만, 실제 지표는 반대로 나타났다. 앞서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만5000건 증가였다.

    다만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을 보였던 미 노동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은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의 경우 신청 건수가 168만 건으로 집계돼 직전과 비교해 2만 건 늘어났다. 이는 실직 노동자가 새 직장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미 경제가 하반기부터 살아나면서 시장에선 올해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률 회복과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시장 일각에선 세계 금융정책의 방향타를 쥔 연준이 올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이르면 3분기 안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적잖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가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의 피벗 기대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첫 시험대는 다음 주 열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될 전망이다. 아직 시장에선 연준이 이번엔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