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난방비 고지서에 '화들짝'…2월 난방비도 폭탄 우려 서울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작업 착수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세 전환…공공요금, 물가인상 압박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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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비 폭탄에 이어 먹거리와 대중교통비까지 줄줄이 인상되거나 인상을 예고하면서 가까스로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가 다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전후해 고지된 지난달 난방비에 서민들은 즐겁게 보내야 할 명절을 걱정으로 지새웠다.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서민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비슷하게 사용했는데, 요금은 두 배로 올랐다"는 것이다.

    전년보다 매서워진 한파에 사용량은 비슷한 데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열요금(난방·온수)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월과 7월, 10월 등 세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올랐으며 올해 1월부터는 13.1원을 추가로 인상했다. 가스요금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으로 주택용 기준 MJ(메가줄)당 5.47원 올랐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Mcal(메가칼로리)당 65.23원이던 열요금을 89.88원으로 24.1원(38%) 인상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란 점이다. 설 연휴를 전후로 몰아치는 한파 등으로 인해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2월에 받게 될 난방비 고지서는 1월보다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올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은 kWh당 51.6원, 가스요금은 MJ당 최소 8.4~10.4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미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가스요금은 올해 2분기에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겨울 난방비 폭탄이 끝이 아니란 뜻이다.

    설상가상 서울시가 오는 4월부터 지하철·버스요금을 각각 300~400원 인상하는 안을 놓고 내달 초 공청회를 열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공요금으로 인한 물가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올해는 공공요금이 주된 물가 상방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지방 공기업 등이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기요금 현실화 등으로 인한 물가인상 압박이 있으니, 지자체에선 최대한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현재 대중교통 요금 현실화율이 지하철 60%, 버스 65% 수준으로, 정부 지원없이 적자만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어 인상은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서울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인상되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도 상당부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가 지나고 줄줄이 인상되는 먹거리도 부담이다. 생수를 제조·판매하는 제주삼다수는 2월부터 10%쯤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며 빙그레는 메로나와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제품을 20%쯤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는 4월부터는 정부가 맥주와 막걸리에 대한 세금을 각각 L당 30.5원, 1.5원(44.4원) 인상하면서 맥주와 막걸리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5.1%를 기록했으며 생활필수품이 대상인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5.7%나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8% 수준을 유지하며 5%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인상될 먹거리와 공공요금 등을 감안하면 물가인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가 지난 23일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고,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난방비와 먹거리 등 줄줄 인상되는 물가에 국민들도 물가인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0조 원쯤 되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에선 문재인 정부 집권 당시였던 2017년 660조 원이던 국가채무가 2022년 1068조 원까지 폭증한 것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동안 무려 407조 원이나 국가부채를 늘렸다"며 "올해 예산에도 58조 원의 적자 국채를 냈는데, 또 다시 수십 조원의 국채를 내서 추경하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