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뒷걸음질…발목잡은 원자재·물류·마케팅비수요감소 직격탄 맞은 TV사업에 쏟아진 관심…적정 재고수준 유지 '관건'매출 10%가 신사업 '전장'서…확실한 존재감 드러내
  • LG전자 CES 2023 전시관 전경 ⓒ장소희 기자
    ▲ LG전자 CES 2023 전시관 전경 ⓒ장소희 기자
    LG전자가 사상 최초로 매출 80조 원대 벽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운 가운데도 천정부지로 오른 원자재비와 물류비, 마케팅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수익성에선 뒷걸음질 쳤다. 다행히 모든 사업에서 흑자를 냈고 미래사업으로 육성해온 차량용 전장(VS)사업이 실적 측면에서도 안정궤도에 진입하면서 한시름을 덜었다.

    LG전자는 27일 지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사상 최초로 연결기준 연간 매출이 80조 원을 넘어선 83조 467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로도 12.9% 늘었고 2년 연속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이었다.

    게다가 지난 2021년 연 매출 70조 원을 넘어선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80조 원대 벽을 허물면서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게 돼 지난해 실적이 의미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과 미래성장동력인 전장사업이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는 LG전자가 이렇게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에 집중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3조 5510억 원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5% 줄어든 수치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가장 큰 요인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원자재비와 물류비를 꼽았다. 수요 감소로 업체 간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와 경쟁심화로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올해도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지속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침체에 대한 높은 우려감으로 사업적 환경은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물류비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수익성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말부터 시장의 물류비 변동사항을 반영해 해상운송 선사와 재계약을 추진해왔고 육상물류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올 1분기부터는 물류비 인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특히 수요가 부진했던 TV사업은 가까스로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데는 성공했지만 TV제조사들이 높아진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영향으로 수익성을 챙기는데는 실패했다. 그런 까닭에 올해 LG전자는 TV사업에서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LG전자는 "다행히 이미 평년 수준에 근접하게 재고가 처리된 상황"이라며 "실판매와 연동한 생산과 판매로 건전 수준의 재고를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장사업은 흑자전환을 넘어서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을만큼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전장사업 매출은 LG전자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만큼 몸집을 키웠고 영업이익도 1700억 원에 가까운 수준까지 성장해 향후 성과가 더 주목되는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도 전장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을 돌파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도 자동차 수요 감소 등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도 "신규 프로젝트 추가 수주로 시장 대비 고성장을 목표로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수주물량을 통해서도 올해 견조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여기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급망 관리와 생산 효율성 개선 등 사업 전반적인 원가개선 활동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