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회사 간 '차별철폐' 이슈 부각"인사·처우 동일적용" 내부문서까지 등장카드·화재·생명 성과급 각각 최대 50%·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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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연초부터 '노조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 직원 간 성과급·복지 차별 문제가 주된 요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은 모회사와 자회사 간 직원 차별 문제를 두고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대물보상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지난 1998년에 설립됐다.

    노조는 자회사 설립 당시 삼성화재가 임금·복지 등 처우를 모회사와 동일하게 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관련 내용이 담긴 회사 문서까지 제시했다.

    실제로 삼성화재 자회사설립 TFT가 지난 1998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자회사 인사부문 세부운영방안'에는 "현행 삼성화재의 인사·처우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다만, "업무처리 및 독립법인 관련 법규상 별도적용이 불가피한 경우 삼성화재와 협의하에 대체방안을 수립하여 적용토록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있다. 이에 문서 해석을 두고 노사 양측의 대립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성과급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손을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대표 등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자회사 외에 내부적으로도 노조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내근직 노조인 삼성화재리본노조와 RC(설계사)지부 및 내근직지부로 구성된 삼성화재노조가 교섭 주도권을 놓고 수 년째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엔 전속설계사들로 구성된 RC지부가 내근직노조와는 별도로 사측과 교섭을 준비 중이다. 원수사 중 설계사 노조가 사측과 교섭하는 것은 삼성화재가 최초다.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내달 둘째 주에 노사 상견례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도 모회사와의 근로조건 차별 철폐 문제 등으로 노사가 대치 중이다. 지난 2002년 결성된 삼성생명서비스노조는 삼성그룹 계열사 최초의 자체 노조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지난 5일~7일 사이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78.6%로 쟁의행위를 결의했으며, 지난 11일에는 본사 앞에서 '불성실 단체교섭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사측에 ▲기본협약 체결 및 성실교섭 ▲모회사 삼성생명과 근로조건 차별 철폐 ▲공정한 보험금 심사를 위한 불합리한 평가제도 폐지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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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밖에 삼성카드도 자회사인 삼성카드고객서비스에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지난 2014년 본사 고객상담센터가 분사돼 설립된 삼성카드고객서비스는 타 금융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모회사와의 차별 문제가 주된 이슈다.

    노조 측은 지난 18일 삼성본관빌딩(삼성카드 본사) 앞에서 '삼성카드 자회사 차별철폐'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분사 당시 사측은 기존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전적되고 OPI(성과급) 지급비율이 모회사와 격차가 벌어지게 되면 재협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협의 시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자회견 이후 자회사 본사와 카드 본사 앞에서 매일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삼성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큰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두둑히 챙겼다. 삼성카드가 연봉의 46~50%로 지급율이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 삼성화재가 42~44%, 삼성생명은 20~2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