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STX중공업 플랜트 사업 인수 5년 만대외 인지도 제고 및 브랜드 사용료 경감 차원쌍용건설과 플랜트 사업 겹쳐… 합병 가능성 제기
  • ▲ 글로벌세아그룹 사옥.ⓒ글로벌세아
    ▲ 글로벌세아그룹 사옥.ⓒ글로벌세아
    글로벌세아그룹이 계열사 세아STX엔테크 사명에서 STX를 빼는 것을 추진한다. 대외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이며, 향후 쌍용건설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세아STX엔테크는 사명에서 ‘STX’를 빼는 것을 논의 중이다.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문을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글로벌세아는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문을 180억원에 인수하며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인수 직후 곧바로 사명을 세아STX엔테크로 변경했다. 통상 기업이 인수‧합병(M&A)을 단행하는 경우 이미지 제고 등을 이유로 과거 회사의 이름을 지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글로벌세아는 STX의 이름을 남겨두는 쪽을 택했다. 

    STX가 과거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수주를 달성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보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플랜트사업에 첫 진출하는 글로벌세아그룹 입장에선 STX의 브랜드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여러방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이에 힘입어 세아STX엔테크는 그간 국내외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외형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8년 약 48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909억원, 2020년 1130억원, 2021년 2376억원으로 4년간 5배 가량 늘었다. 같은기간 순이익도 –19억원에서 8억40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인수 5년이 지나면서 글로벌세아의 인지도가 늘었고 ‘STX’ 브랜드 사용료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고자 사명 변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아STX엔테크는 연간 매출의 0.1%를 STX그룹에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기준 2억원 이상을 상표 사용료로 STX에 지불한 셈이다. 세아STX엔테크 2021년 순이익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매출이 늘면 브랜드 사용료도 늘어나다보나 자연스레 사명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TX엔테크의 사명변경이 쌍용건설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아STX엔테크가 영위 중인 사업 상당수가 쌍용건설에 포함돼있어 양사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을 인수 당시에도 세아STX엔테크 등 계열사등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세아는 지난해 쌍용건설을 인수했다. 그해 10월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과 주식매매계약(SPA)을 계약을 체결했고, 공정위 심사 승인 절차를 거쳐 연말 인수 잔금 납부를 마무리 지었다. 이달 17일에는 쌍용건설의 15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 약 90%를 보유한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쌍용건설의 사업영역은 크게 ▲건축 ▲토목 ▲플랜트&전기 등 3가지로 분류된다. 특히 쌍용건설은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우수하수 처리시설을 시작으로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입지를 확장해왔다. 이란 하르그 원유 저장탱크,카란지 가스 주입시설,인도네시아 수랄라야 화력발전소,사우디 하디드 제철소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9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설비시설로 유명한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를 16개월 만에 완공한 경험도 있다. 해당 플랜트는 1일 기준 250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과 맞먹는 80만톤의 담수 생산 규모를 갖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건설의 2021년 플랜트 사업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3% 이하에 불과하다. 

    세아STX엔테크는 국내외 오일 및 가스 시설,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경험이 풍부해 양사 합병 시 쌍용건설의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쌍용건설이 구축해 놓은 중동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의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고, 동시에 중남미 국가 등 새로운 해외 시장에서 인프라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등에 진출 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아직 브랜드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상황이고, 실제 사명을 변경하려면 이사회 의결 등 의사결정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건설과 세아STX엔테크의 합병은 아직 검토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