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마스크 착용 1단계 의무 해제 시행고위험군 위험요인 증가… 방어력 없다면 착용이 원칙유행주기 짧아지는데… 8차 유행 대책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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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코로나19 유행 안정세 등을 근거로 마스크 착용 의무 1단계 해제가 시행됐지만, 자율이 아닌 ‘권고’라는 의미가 더 강조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점차 빨라지는 유행의 속도를 고려하면 3월 개학 시즌 재확산 가능성이 커 고위험군 인식개선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30일 방역당국은 대부분의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별도의 규제조치를 적용하지 않키로 결정했다. 

    개정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명령 및 과태료 부과 업무 안내’에 따르면,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시설, 대중교통수단 실내, 의료기관과 약국에서만 마스크 착용의무를 남겨뒀다. 이 외에는 사실상 노마스크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실내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는 시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마치 ‘자율적 착용’이라는 개념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 경우, 3밀(밀폐, 밀집, 밀접)’의 코로나19 위험 환경에서 잠재적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면서 9시간 내내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된다. 특히 고위험군에게는 여전히 위험도가 큰데 이를 방어할 기전이 부족해진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의 병독성 자체가 낮아지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우한 초기 바이러스나 오미크론 하위변이는 대동소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타 감염병처럼 병원성이 약해진 것이 아니라 자연감염과 백신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확보한 인구가 많아진 것일 뿐이다. 

    방역당국 집계에 따르면, 1월 중순 기준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은 재감염자로 분류된다. 코로나19는 초감염보다 재감염 시 증상이 더 심하고 위중증 및 사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보고된다. 

    결국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화되는 것이 아니라 ‘권고’로 전환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부와 방역당국이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순간에는 예방효과가 매우 강력하기에 고위험군 미접종자들은 필수로 권고로 풀린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스크 착용의 코로나19 유행 통제 효과는 백신 접종 효과와 버금갈 정도로 강력하며 백신보다 안전하다는 것은 이미 다수의 연구 결과로 밝혀진 바 있다.

    ◆ 방역해제 이후 3월 유행파 우려… 대책 필수

    실내마스크 해제에 이어 이르면 이날(30일) WHO의 팬데믹 해제 결정이 이뤄지면 ‘격리의무 7일’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모든 방역망의 해제와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이다. 그러나 3월에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국내 유행은 현재 진행형으로 지난해에는 4~5개월을 주기로 5차, 6차, 7차 유행의 정점을 맞이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완화될수록 그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8차 유행은 올해 3월~4월 학생들의 개학에 맞물려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올해 역시 지난해와 유사하게 세 번 정도의 코로나19 유행이 예측된다”며 “유행을 반전시킬 특별한 요소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런 대유행의 주기적인 반복이 향후 수 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역망 해제와 관련 정부와 방역당국은 외국의 사례를 들어 국내 지침에 녹이는 경우가 많은데,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조차도 정부 주도의 거리두기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임을 인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위원은 “대부분의 국가가 방역 상황이 좋아져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어서 못하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도 수백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평균 기대 수명이 감소하고 심각한 의료시스템 부하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방역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엄격한 방역기준이 설정돼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스크 1단계 해제와 동시에 비말전파, 밀집환경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학교, 수영장, 목욕탕, 헬스장 등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만, 착용의무 시설 내 있다면 마스크를 써야한다. 

    일례로 일반 헬스장에서는 노마스크 운동이 가능하지만 요양시설이나 병원 내 헬스장에서는 착용이 의무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전환되지만, 학원과 학교 통학버스 안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