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당시 계약보다 KT&G에 유리해진 조건 다수 포함돼기간 15년 늘고 3년마다 최저 수량 보증 조건 신설KT&G 제품을 PMI가 생산하는 방식도 처음으로 포함
  • KT&G의 전자담배 스틱을 글로벌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KT&G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전자담배 ‘릴’의 해외 수출에 대한 15년 장기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상호간 제품 생산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PMI가 글로벌 담배의 수출 뿐만 아니라 아예 KT&G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는 지난 2020년 KT&G-PMI 수출 계약에서는 없던 신설된 조항 중 하나다. 경쟁사 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양사의 관계가 유례 없이 돈독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KT&G에 따르면 이날 KT&G가 PMI와 체결한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은 기존 2020년에 맺었던 계약조건과 크게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약기간이다. KT&G와 PMI는 지난 2020년 3년을 기간으로 체결했지만 이마저도 계약 조건에 따라 변동되는 조건이 달렸다. 반면 이날 체결된 KT&G-PMI 공급계약은 15년의 장기계약 형태를 한 것이 특징. 

    기존에 없던 PMI의 최소수량 보증 조건도 생겼다. PMI는 오는 2025년까지 160억본에 대한 수량을 보증하고 이후 3년마다 보증 수량을 재확정할 예정이다. KT&G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더 안정적 담배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임왕섭 KT&G NGP(전자담배) 사업본부장은 이날 “기존 계약과 이번 계약이 달라진 것은 계약 구조가 모든 기술 플랫폼이 묶여있는 구조”라며 “3년마다 최소수량 보증 하는 구조로 각 5구간 별로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G의 제품을 PMI가 직접 생산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KT&G는 기존에도 공급 상품에 대한 매출과 상품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매출로 올리게 되는데, 이번에는 ‘계약 상대방이 대체 생산한 상품’에 대한 매출과 로열티가 추가됐다. 

    임 본부장은 “각자의 생산 인프라를 통해 전자담배 스틱의 생산이 가능하다 보고 있다”며 “각 나라 현실 비교했을 때, 어느 쪽 생산이 유리하냐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담배 스틱을 만드는 설비는 양사가 모두 똑같다고 볼 수 있다”며 “각 국가 상황에 따라 수출을 할지, 현지 PMI 생산시설에서 생산하게 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MI가 자회사 한국필립모리스를 통해 국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방식은 사실상 KT&G의 제품이 해외 PMI 생산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경우 KT&G는 원료를 공급하고 해당 생산 제품의 판매 로열티를 챙기게 된다.

    글로벌 담배시장에서 경쟁사이기도 한 KT&G와 PMI가 사실상 제품을 공유할 정도로 돈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백복인 KT&G 사장은 “지난 3년 간 협력을 통해 KT&G와 PMI의 이해가 높아지고 신뢰가 깊어졌다”며 “양사는 이번 계약 통해 협력 관계를 넘어 진정 동반자로 발돋음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