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고객겨냥 하이앤드브랜드 '디에이치' 론칭…희소성·프리미엄 강조 단군이래 최대재개발 한남3수주땐 직접 조합원돼…"유례없는 신의한수" 도시정비사상 첫 '9조클럽 진입'…4년연속 업계실적 1위 전인미답 성과 건설한파 불구 매출목표 20.1%↑…신사업 본격화·기술력기반 비경쟁 추진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부동산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도 암울한 두번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국내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창사이래 최고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전인미답 성과를 거뒀지만 원자잿값 상승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 사장은 국내외시장을 막론하고 공격적 영업활동을 통해 혼란스러운 정국을 '정면돌파'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대표이사에 오른 윤영준 사장은 정통 '현대건설 맨'으로 취임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하드웨어 중심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고급호텔을 표방한 '디에이치'를 론칭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윤 사장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VVIP 고객을 겨냥한 희소성 높은 프리미엄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데 힘썼고 결국 지금의 디에이치는 국내최고 하이엔드브랜드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2020년에는 단군이래 최대규모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직접 조합원이 돼 시공사선정총회에서 현대건설 수주를 이끌었다. 당시 업계는 유례없는 전략을 활용한 '그의 한수'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금까지 윤 사장의 성적표는 우수했다. 취임 첫해인 2021년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수주액 5조5499억원을 달성하면서 창사이래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2년연속 도시정비사업 최대실적 갱신, 창사후 첫 '5조클럽 가입', 업계최초 도시정비사업 3년연속 1위 등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도 총 14개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9조3395억원 규모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역시 사상 최대실적으로 도시정비사업 '9조클럽 진입' 및 '4년연속 업계실적 1위' 등을 또다시 기록했다.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해 수주잔액이 최근 10년새 최대치인 90조원을 웃돌지만 수익성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4분기 잠정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74%로 전년 4.17%에 비해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가부담이 가중된데다 연결자회사의 해외현장 이익률 감소, 일부 플랜트현장 공기지연에 따른 비용증가, 해외프로젝트 관련손실 총 700억원 등을 반영하자 수익성이 크게 주저앉았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UAE 미르파 발전현장 등에서 장기미수금 대손상각 500억원으로 판관비에서 빅배스가 반영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라며 "미르파 발전 경우 2021년 4분기 미청구공사 미수금에 대해 대손상각처리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비용반영으로 해당현장 리스크가 완연히 해소됐다고 볼 순 없지만 발주처 클레임으로 잔여미수금에 대한 환입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이라크 바스라 정유 등 대형 해외공사현장이 본격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손실 반영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윤 사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실적대비 20.1% 증가한 25조5000억원으로 잡고 수주목표치도 29조1000억원으로 늘려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건설은 올해 차세대원전, 수소플랜트 등 에너지전환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기술력기반 비경쟁사업 추진을 통해 해외사업 패러다임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더불어 사우디 국영에너지기업 아람코 중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 수주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차별화된 주택사업 모델개발과 설계기술력 기반 사업제안으로 확고한 지위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1년 사우디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추진할 NEC(National EPC Chmapion) 협력사로 선정된 바 있다. 나맷은 사우디 아람코의 미래가치창출을 위한 선택적 성장을 뜻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에쓰오일의 국내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한 프로젝트'를 따내며 사우디에서 수주기대를 더욱 높였다. 

    연내 사우디 관련 네옴시티 터널 3개 패키지,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 NEC 프로젝트뿐 아니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싱가포르 철도, 베트남 공항 등에서 수주가 기대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기저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확대에 따른 손익개선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자회사 현대스틸산업과의 국내외 해상풍력사업,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과 전략적협업을 통한 원전사업내 밸류체인 확대, 전력거래 플랫폼개발 등 친환경·신사업분야 성과 역시 보다 구체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