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당국·정치권 이어 시민단체 가세대통령 코멘트 나오자… 이사회 침묵 모드심층면접 원칙대로… A4 10장 분량 자소서 검증
  • ▲ 우리금융 회장 숏리스트에 오른 (왼쪽부터)이원덕 우리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뉴데일리
    ▲ 우리금융 회장 숏리스트에 오른 (왼쪽부터)이원덕 우리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뉴데일리
    우리금융 이사회가 고립무원 신세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 중단' 결단으로 한시름을 놓는가 싶었지만 더 큰 시련이 닥치고 있다.

    우선 당국의 날선 반응이 날로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복현 금감원장을 필두로 김주현 금융위원장까지 가세해 '절차적 공정성'을 강조하며 연일 지배구조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의 "주인 없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한다" 코멘트까지 나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곧바로 "우리금융 차기 회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없다"는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내가 나서는 것이 왜 관치냐"며 버젓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진작에 관치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던 노조는 "반드시 내부 출신이 돼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켜보던 시민단체 마저 참전하고 있다..

    경실련인 전날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자질에 미달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익명성이 보장된 우리금융 내부 블라인드에선 벌써 후보들간 찬반투표가 이어지고 있다.

    각계 각층의 백가쟁명식 요구가 쏟아지자 차기회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우리금융 임추위는 난감한 모습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딱한 처지라는게 한 사외이사의 실토다.

    우리금융의 고위임원도 “최근 대통령의 발언과 금융당국 수장, 정치권의 우리금융 회장 인선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면서 사외이사들이 상당한 심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이사들은 주변에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적극적인 이사들은 당국은 물론 우리금융 내부 정서 파악을 위해 구성원들과 별도의 만남도 갖고 있다.

    하지만 임추위 전체적인 입장은 '원칙대로'이다.

    임추위는 1일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보자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낸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자질과 비전, 적합성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후보들은 낸 분량이 A4 10장에 달해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게 이사회 주변의 귀띔이다.

    3일로 예정된 심층면접까지의 기회는 단 2번으로 후보들도 PPT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지주 거버넌스 개혁과 맞물린 차기 우리금융 회장 인선은 윤석열 정부의 금융개혁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