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3년만에 순손실… 4Q 영업손·순손실이 원인원자재 가격 상승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중고실적발표 앞둔 식품업계, 4Q 적자 잇따를 듯
  • 지난해 하반기 식품업계를 덮친 원가 상승, 이자 상승에 따른 부담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수익성 악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 1분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6일 풀무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84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8%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풀무원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풀무원의 순손실의 가장 큰 이유는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매출 2조2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풀무원식품은 영업이익 282억원, 당기순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95억원대 영업손실과 4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다. 그야말로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풀무원 측은 “국내외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에 따른 이익이 감소했고 금리인상 등으로 영업외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통상 원자재 가격 상승은 영업이익에,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은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상황에 이자부담에 순손실까지 커지는 그야말로 이중고에 직면한 것이다.

    풀무원식품은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242.4%로 높다는 점이 대규모 순손실의 배경이 됐다.

    이런 현상은 비단 풀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연간 실적발표를 앞둔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4분기의 원가 상승, 금리 상승의 부담을 고스란히 겪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의 제한이 분명한 식품업계 특성상 원자재에 대한 부담이 단기간 내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주요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말, 올 초에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부담은 여전히 적지 않다. 올해 들어 물가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한편,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은 여전히 커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 식품산업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 현황지수는 87.4로 전 분기 대비 7.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경기현황지수가 100을 밑돌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악화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