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의장 1월 고용호조에 "예상 못해… 긴축기조 유지 필요"'매파' 카시카리 "노동시장에 긴축 효과 미미… 상반기 5.4% 돼야"한미 금리차 1.5%p 넘나… 경기둔화 가속에 한은 고민 깊어질 듯
  • 미 연준.ⓒ연합뉴스
    ▲ 미 연준.ⓒ연합뉴스
    예상을 크게 웃도는 미국의 고용실적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연내 조기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 매파는 상반기 기준금리를 5.4%까지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1.5%포인트(p)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주최 대담에서 1월 노동시장 지표와 관련해 "이렇게 강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면서 "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강하고,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늘었다.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깝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금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셈이다.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4.4% 올라 연준 물가상승률 목표치(2%)의 2배를 넘었다.

    시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자 조기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하락)이 상품가격에서 나타났지만, 주택·서비스 시장의 물가가 내려오려면 일정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 내 매파 목소리는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대표 매파 주자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에서 통화긴축이 남긴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아직 금리 경로를 하향 조정할 어떠한 이유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달 4일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올 상반기 기준금리가 5.4% 수준으로 오를 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점으로 찍어낸 자료) 상 중간값(5.1%)보다 0.3%p 높은 수준이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4.75%다. 5.4%는 올 상반기에만 현재보다 0.65%p를 더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한미 간 금리차는 1.25%p 수준이다. 시장에선 조만간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였던 1.5%p를 넘어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격차를 좁히려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 경기 둔화.ⓒ연합뉴스
    ▲ 경기 둔화.ⓒ연합뉴스
    문제는 경기둔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한국시각) 내놓은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마저 약해지면서 경기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둔화가 반영되면서 고용 증가세까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12월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라고 논조를 바꿨다. 연이어 한층 더 어두워진 경기 진단을 내놓으며 경기둔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