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보사 합산 4조 2813억… 역대 최대거리두기로 車손해율 개선 주효DB·메리츠 '2위 다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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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손해보험사 '빅5'의 합산 순이익이 4조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차량 운행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보 상위 5개사의 작년 합산 순이익은 4조 2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가 1조 2837억원으로 업계 1위를 사수한 가운데 DB손보(9970억원)와 메리츠화재(8683억원)가 2위 경쟁을 벌이며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현대해상(5746억원)과 KB손보(5577억원)는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두 회사에 밀리는 모양새다.

    회사별 실적만 놓고 보면 희비가 다소 엇갈리는 듯 보이지만 5개사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KB손보는 일회성이익(부동산매각익)을 감안해도 전년 대비 무려 84.8% 급증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현대해상(32.8%)과 메리츠화재(30.9%)도 30%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DB손보‧삼성화재도 전년 대비 각각 14.2%, 14.1% 순이익이 증가했다.

    손보사 실적이 상승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종의 '반사효과'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자 차량 운행량이 급감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 사고가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개선됐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의 약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81.7%), 현대해상(80.3%), DB손보(79.8%), KB손보(80.2%)의 손해율은 전년 대비 개선됐거나 안정세를 유지했다. 메리츠화재도 점유율은 4개사에 비해 낮지만 79.1%로 이익을 냈다. 

    업계에선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8~82% 수준이면 수익권으로 본다. 과거 매년 수 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애물단지 취급받던 자동차보험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효자상품으로 변신한 셈이다.

    여기에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범인 백내장 등 비급여 치료에 대한 현장조사 및 지급심사를 강화한 점도 장기인보험 손해율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한편, 올해 손보사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코로나19 반사효과가 사라져 실적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세지만, 일각에선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 도입 효과 등으로 인해 실적이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밖에 최근 몇 년 사이 실적이 2배 이상 증가한 메리츠화재와 '1조 클럽' 달성을 아깝게 놓친 DB손보의 2위 다툼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그간 업계 5위권으로 평가받던 메리츠화재는 순익 면에서 2~3위권을 넘어 1위까지 넘보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이 전년에 비해 떨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다만, IFRS17 도입에 따른 회계적 효과와 더불어 장기인보험 손해율 개선세가 지속되면 올해도 작년 못지 않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