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생산 등 핵심 부서 규모 축소전국 영업지점 오프라인 구축 난항'수익 부진'에 재매각 추진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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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사업 '중단'과 '재개'를 번복했던 푸르밀이 여전히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재구축은 물론, 전 사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서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지난해 12월 사업 재개를 선언하고 올 상반기까지 월 매출 90억원을 약속했다. 이 수치는 푸르밀이 지난해 월 매출로 기록한 약 150억원 대비 60% 정도의 수준이다.

    이를 위해 신동환 대표는 제품군 전면 수정과 젊은 인재 발탁을 목표로 삼았다. 돈 안 되는 제품군을 과감히 철수하고 스테디셀러 위주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문제는 제품 연구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등 핵심 부서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사업 부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각 사업부를 컨트롤할 핵심 조직도 꾸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희망퇴직 등으로 직원의 30% 이상이 회사를 떠나면서 순고용도 어려운 상태다. 젊은 인재 발탁을 위해서는 사원·대리급 인력 구조가 주를 이뤄야 하는데 한차례 푸르밀 사태를 지켜본 'MZ세대'들의 반응이 냉랭한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프라인 유통 채널 구축 속도도 더디다. 현재 푸르밀의 전국 영업지점은 서울을 포함해 15곳이다. 지난해 모든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뺀 이후 현재까지 푸르밀 제품을 공급해줄 위탁 대리점은 단 1곳도 없는 상태다. 소비자들은 비피더스, 가나초콜릿 등 푸르밀의 대표 제품을 온라인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푸르밀의 경영 정상화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종적으론 또다시 매각 시나리오를 고민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적자 폭을 개선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10년 간 2500억원 대의 연간 매출액과 흑자 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전문 경영인이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그러나 2018년 신 회장의 차남 신동환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매출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매출액은 눈에 띄게 하락했으며 4년 간 누적적자는 339원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푸르밀이 사업 재개를 결정했지만 사실상 재정을 정상화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어려운 여건이다"며 "과거 LG생활건강도 푸르밀 인수를 포기했었던 만큼 수익성이 확실히 나지 않는다면 매각 재추진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