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3개월 만에 6%→4%대로"채권시장 완전한 안정세"카드사들 "반영까진 수개월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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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창구인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카드론 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채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여전채 금리(AA+등급·3년 만기 기준)는 4.09%를 기록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6%대까지 급등한 이후 약 2%p 떨어지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메리츠 증권 윤여삼 연구위원은 "일부 신용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채권시장은 완전한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그러나 여전채 자금 조달 상황이 개선된 것에 비해 카드론의 금리는 여전히 법정 최고 수준에 가까워 이자장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 시중은행은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가 하락세로 전환하자 연 7~8%까지 치솟았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4%대까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카드론은 타 금융권에 비해 금리가 높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한다면 쉽게 대출받을 수 있어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 상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12월 말 평균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는 15.06%다.

    우리카드가 16.3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삼성카드(15.66%), 신한카드(15.03%)가 이었다. 하나카드가 14.1%로 가장 낮았고 현대카드(14.74%)·KB국민카드(14.55%)가 14%대 금리를 기록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02%로 법정 최고 금리에 육박했다. 우리카드는 현금서비스 금리도 19.43%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카드(18.46%), 삼성·하나카드(17.96%), 롯데카드(17.8%) 순으로 높았다. 현대카드는 16.88%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했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바로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은 수신이 있어 변경된 조달 금리가 바로 적용될 수 있다"면서도 "카드사는 수신없이 채권, 기업 어음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최소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떨어진 여전채 금리가 반영되는 시점을 2~3분기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7개사의 저신용자의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2021년 1분기 4조 4814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조 9749억원으로 4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카드론 문턱이 높아지면서 리볼빙 서비스나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