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8억~10억+알파성과 연동시 수십억대 전망자진반납, 삭감 등 고려당국 '세이온페이' 검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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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잔치'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은행권이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의 연봉 공개를 한 달여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최고경영자들의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 총액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이는데, 금액이 공개되면 또 다른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벌써 내부적으론 연봉 일부를 자진 반납하거나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도 성과급 관련 논란이 커지자 CEO 포함 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도입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의 지난해 연봉이 공시될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에 CEO를 비롯한 임원진들도 적잖은 성과급 봉투를 챙길 전망이다. 

    직원들의 경우 이미 기본급 300~400% 수준의 성과급과 더불어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복지포인트 지급 등 각종 복리후생 혜택이 공개된 바 있다.

    2021년 기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연봉 킹'은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으로, 성과급(15억 1300만원) 포함 총 24억 600만원을 수령했다. 

    그 다음으로 윤종규 KB금융 회장(17억 2600만원‧성과급 8억 8000만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11억 1200만원‧성과급 3억 1000만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8억 3900만원) 순이었다.

    은행장들도 지주 회장 못지 않은 연봉을 받았다. 2021년 기준으로 당시 KB국민은행장이었던 허인 KB금융 부회장이 가장 많은 15억 6400만원을 받았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9억 4000만원,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는 은행장 시절 8억 2500만원을 수령했다. 하나은행 지성규‧박성호 전 행장은 각각 5억 4600만원, 5억 34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만큼 CEO들의 연봉 규모도 전년 대비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봉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과급이 경영실적에 연동돼 책정되기 때문이다.

    연일 '돈잔치' 질타를 받고 있는 은행들은 조심스레 '로키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8년~2009년 주요 금융지주사 임원들은 연봉의 10~30% 반납한 바 있고, 2014년과 2015년에도 4대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을 30% 이상을 삭감하거나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와는 별개로 금융사 보수체계에 대한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개정해 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임원에게 이미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클로백(claw back)'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클로백 제도는 임원이 기업에 손실을 입혔을 경우 성과급을 환수 및 유보할 수 있는 제도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성과급을 2~3년간 나눠서 받는 '성과급 이연 지급제'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여부를 정기검사 등을 통해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