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서 와인주류판매점 사업목적 신규 추가스타필드 하남에 4월 주류전문점 신규 오픈 예정이마트 ‘아픈 손가락’ 전문점사업 7년만에 새 도전
  • ▲ 이마트 용산점 와인매장의 모습.ⓒ이마트
    ▲ 이마트 용산점 와인매장의 모습.ⓒ이마트
    이마트가 전문점 신사업에 다시 시동을 건다. 스타필드 하남에 주류 전문 매장을 테스트 오픈하고 직접 운영하기로 한 것.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이 새로운 브랜드를 들고 나서는 것은 2016년 노브랜드 출범 이후 7년 만이다. 

    와인, 위스키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흥행 키워드로 급부상 하면서 이마트가 과감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마트의 전문점이 폐점, 축소 돼 왔던 만큼 이번 주류전문점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달 29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류소매업 및 데이터베이스·온라인 정보 제공업 등의 사업목적을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와인주류판매점 등 신규 사업 계획을 위한 조치다.

    실제 이번 주총 이후 이마트는 이미 종합주류전문점 오픈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1호점은 스타필드 하남으로 낙점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는 4월 스타필드 하남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주류전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며 “어디까지나 테스트 매장으로 기존 스타필드 하남의 PK마켓 자리가 비어있던 만큼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존 PK마켓 면적이 약 1000여평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트의 주류전문점은 사상 최대 규모로 들어설 전망이다. 수도권 최대 매장으로 꼽히는 롯데마트의 와인전문매장 ‘보틀벙커’의 규모가 약 400평인 점을 고려했을 때도 최대 두 배 이상이다.

    이마트가 전문점 형태의 외부 주류매장을 출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최근 수년간 매장 내 종합주류코너인 ‘와인&리큐어’를 확대해 왔다는 점에서 주류 전문점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일찌감치 다채로운 와인을 선보이며 와인 대중화를 선도해왔다. 이마트 와인 매출은 지난 2021년 유통업계 처음으로 15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도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위스키도 이마트의 새로운 킬러 카테고리다. 이마트의 위스키 매출도 지난해 30% 가량 증가했다. 일부 인가 주류의 경우 구매를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벌어졌을 정도.

    다만 이마트가 주류전문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하남에 시범운영을 통해 출점 확대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에게 전문점 사업은 그야말로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을 비롯해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 PB전문점 ‘노브랜드’ 등의 전문점을 운영해왔지만 성과는 거의 내지 못했다. 

    매년 적자를 기록해오던 전문점 사업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이후 지난해를 기점으로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2018년 1조7049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1조907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마트가 전문점 사업의 흑자전환 이후 새로운 브랜드 확대에 나서는 셈이다. 이는  ‘노브랜드’를 선보인 후 약 7년만의 신규 브랜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와인과 위스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는 국내 특성상 오프라인 유통업계에게 주류시장은 새로운 가능성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