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총괄사장·수석 부사장직 없애… 임원 절반 축소회장 직속 '기업문화 혁신TF' 신설… 미래 대비은행, 영업중심 개편… 중소기업그룹·상생금융부 신설이원덕 행장 사의… 후임 박화재 사장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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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CEO가 한꺼번에 교체됐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경영진도 대규모 연쇄 이동 등 과감한 변화를 맞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조직 혁신’과 ‘신 기업문화 정립’ 의지가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그대로 투영됐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7일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재임 2년 이상 임기만료 자회사 대표 9명을 전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9개 자회사는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우리종합금융·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신탁·우리펀드서비스·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금융경영연구소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과감한 경영진 인사,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새로 출범하는 즉시 신임 회장이 그려온 경영 로드맵대로 빠르게 영업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이날 자추위 시작 전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올해 연말까지 임기가 10개월 가량 남아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조직 안정을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내정자는 이 행장의 결단을 수용해 자추위원들에게 사의 사실을 알렸다.

    다만 후임 은행장은 임 회장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카드 대표에 박완식 부행장, 캐피탈에 조병규 부행장 

    자추위는 이날 우리카드 신규 대표로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 기관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캐피탈에는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이, 우리종금 대표에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이 신규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자산신탁 대표에는 이종근 우리금융 경영지원부문 전무가, 우리금융저축은행에는 전상욱 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이 신규 추천됐다. 

    우리자산운용 대표에는 외부전문가인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했다. 우리금융은 지주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임기가 끝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와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 고정현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는 유임됐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우리프라이빗에퀴티와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는 교체 대상에서 제외돼 유임됐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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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 조직도ⓒ우리금융
    ◇ 조직 슬림화, 세대교체, 내부 발탁 

    우리금융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가 교체되면서 지주를 비롯한 자회사 조직과 임원인사에도 파장이 일었다. 

    11명(사장 2명, 수석부사장 1명, 부사장 6명, 전무 1명, 상무 2명)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경영진은 7명으로 줄였다. 

    총괄사장제(2인), 수석부사장제도 폐지했다.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면서 지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부문장 2명을 과감히 발탁 배치하는 등 조직활력 제고를 위한 세대교체형 인사도 실시했다.  

    조직문화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회장 및 자회사CEO 협의체)’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이 TF는 앞으로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혁신(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맡는다.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의 다른 핵심 키워드를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로 정했다. 

    이에 따라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 그리고 금융권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ESG경영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지주(전략 중심) → 자회사(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에 맞춰 은행 조직을 영업 중심으로 변화시킬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영업조직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했다.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부문장 자리는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신설했다.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 임원 수는 19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18명중 12명은 교체 배치됐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에 영업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 등 영업 현장 중심의 본부장급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이로써 은행은 임원급 그룹장 18명과 본부장급 그룹장 4명을 포함해 22개 그룹으로 진용을 갖췄다. 

    우리금융과 자회사의 과감한 조직혁신에는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인적 쇄신' 의지가 그대로 투영됐다. 과감한 변화를 선택하면서도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내부인사 발탁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의 취임 전이지만 신임 회장의 의지를 담아 작년 말 이후 미루어 온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One-shot)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해 조기에 경영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회장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지주사를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슬림화하고 정예화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