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텃밭' 리비아·이라크 정국안정…릴레이수주1조원대 발전소공사 수주…중단사업재개 가능성도경쟁입찰 아닌 수의계약…비용은 줄고 수익은 '쑥'신뢰기반 추가수주 가능성↑…치안리스크 우려도
  •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사업다각화를 위한 해외수주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재건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전·분쟁 등 국가비상사태 발발로 인프라복구가 시급한 중동과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등 재건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외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대우건설은 리비아와 이라크 등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재건시장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리비아와 이라크는 모두 심각한 내전을 겪어 현재 정부 주도로 대규모 인프라복구사업이 진행중이다. 이중 리비아는 나이지리아와 함께 대우건설 아프리카 핵심거점으로 꼽힌다.

    리비아는 내전이 본격화된 2014년 이전까지 국내 해외수주 매출액 3위를 기록한 거대시장이었다. 하지만 2011년 무하마드 알 카다피 정권 붕괴후 군벌간 내전이 격화되면서 전국토가 황폐화됐고 국내건설사들의 리비아내 프로젝트도 사실상 '올스톱'됐다.

    2014년부터 이어진 내전은 2020년에 들어서야 양대세력인 리비아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국이 휴전협정을 체결하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2021년에는 임시통합정부가 출범해 내전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며 올해 총선거를 무사히 치르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정세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면서 굳게 닫혔던 재건시장도 다시 열렸다. 특히 발전시설이나 도로·철도 등 인프라복구 사업 발주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기업간 수주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리비아정부는 수도인 트리폴리외 벵가지·데르타 등 지역재건사업을 위해 예산 6억6000만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건설은 45년간 리비아시장에서 쌓아온 현지네트워크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재건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1978년 가리니우스 의과대학공사를 시작으로 발전·석유화학·토목·건축 등 부문에서 163여건, 총 110억달러(14조300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리비아정부 신뢰를 얻어왔다.

    최근 수주한 7억9300억달러(1조원) 규모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발전공사'는 본격적인 재건시장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내전이후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리비아정부와 전력청이 긴급공사를 발주했고 현지정부 재신임을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2003년 벵가지 북부발전소를 시작으로 리비아에서만 대형발전소공사 4건을 따낸 바 있다. 정국이 안정화되면 내전으로 인해 중단됐던 4억3300만달러(5600억원) 규모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건설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아 효율적 공사수행에 따른 수익성도 기대된다"며 "향후 리비아내 적극적인 시장확대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이번 가스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북아프리카 거점국가 전후 재건사업 포석을 다지게 됐다"며 "추가발주가 기대되는 리비아 재건공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리비아벵가지북부발전소 전경. ⓒ대우건설
    ▲ 리비아벵가지북부발전소 전경.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라크 재건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는 시아파와 수니파간 종교분쟁과 테러, 이슬람국가(IS) 준동 등으로 국가인프라와 원유생산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최근 내전이 종식되고 현지 정세가 안정되면서 국가단위 재건사업이 추진중이다.

    대표적인게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다. 이라크정부는 2041년까지 407억달러(53조원)를 투입해 남부 바스라주 알포지역에 위치한 알포항을 세계 12대 허브항만으로 개발한다는 마스터플랜을 가동했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금까지 총 37억8000만달러(4조9200억원) 수주고를 올렸으며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항만 배후단지 개발 등 추가수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비아와 이라크 등 현지시장의 높은 신뢰도에 힘입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며 "이는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연계되는 추가발주사업을 수주하는 데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수주실적 및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우크라이나 등 재건시장 진출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건시장은 약탈이나 테러 등 치안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고 향후 정세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리스크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리비아는 올해 예정된 총선전후로 반정부세력 등이 다시 준동할 수 있고 이라크 경우 IS잔당과 정치갈등으로 인한 정국불안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갑작스러운 정세악화로 인한 공사중단 등이 재건시장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