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6조834억‧영업익 743억원…영업이익률 10년만 최저해외현장 일회성비용 700억원 반영…현대ENG 실적부진도 '한몫'미청구공사금액 '2.2조→2.2조→3.2조→3.7조원' 4년째 확대작년말 기준 PF대출잔액 2조799억원…직전 1.4조대비 41.8% ↑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사옥. ⓒ강민석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 4분기 최근 10년새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외부문 신규수주와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 회복에 나설 방침이지만 미청구공사와 PF대출잔액이 재차 늘고 있는 만큼 리스크관리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834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5조1804억원에 비해 17.4% 늘어나면서 3분기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3년 1분기이후 최근 40분기(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전분기 5조4308억원에 비해서는 12.0%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912억원에서 61.1% 감소한 743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익을 시현했다. 매출과는 반대로 40분기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40분기 최저인 1.22%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유일한 1%대 이익률이다.

    대형프로젝트 수주효과가 본격화된 해외부문과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난 주택부문이 외형성장을 주도했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1분기부터 이어진 원자재 쇼크에 따른 건축·주택부문 마진악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500억원), 두바이 대관람차(200억원) 등 해외현장에서 700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현대엔지니어링 실적도 크게 부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분기에 매출 2조5000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플랜트 현장에서 원가율 조정이 지속하면서 4분기 플랜트·인프라부문 마진은 -2.5%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분기실적은 연간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매출은 21조원으로 전년 18조원에 비해 17.5% 증가하면서 2년연속 성장한 2010년대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535억원에서 5749억원으로 23.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70%로 2010년대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외형성장에 따라 원가투입도 늘어났다. 다만 그 증가폭이 매출증가세를 웃돌면서 원가율이 악화했다. 매출원가가 16조원에서 19조원으로 21.2% 늘어나면서 원가율은 90.0%에서 92.8%로 2.28%p 높아졌다. 영업이익률 감소폭 1.47%p(4.17→2.70%)를 웃도는 증가세다.

    현대건설은 해외부문 수주와 매출목표를 공격적으로 제시했다. 침체한 국내시장 대신 해외부문을 통해 수익성 반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규수주 목표는 29조1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실적 대비 17.9% 줄어든 것으로 부동산경기 악화를 고려해 국내수주를 보수(전년 실적 대비 -23%)적으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해외수주는 지난해 실적보다 39% 증가한 10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건설(별도) 중동수주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네옴시티 인프라(30억~35억달러),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패키지2(20억달러), 카타르 NFS LNG 등 중동에서 다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아미랄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로이스트 입찰자로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소 현장. ⓒ현대건설
    ▲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소 현장. ⓒ현대건설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실적대비 20.1% 증가한 25조5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별도기준으로는 지난해 실적대비 11.6% 늘어난 13조4000억원이 목표다. 최근 몇년간 수주성과를 바탕으로 늘어난 분양물량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0년 2만가구, 2021년 2만7000가구, 지난해 3만가구를 공급했다. 올해 목표는 별도 2만803가구, 현대엔지니어링 1만584가구 등 총 3만1387가구가 계획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경우 매출목표치로 지난해 실적대비 30.5% 늘어난 11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국내 주택부문 매출증가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북미공장 매출기여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수익성도 추세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마진 경우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매출반영에 따라 주택부문 높은 원가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에서도 대형현장 매출본격화와 그룹사 물량의 하반기 매출반영에 따른 마진믹스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자회사 현대스틸산업과 국내외 해상풍력사업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전략적 협업을 통한 원전사업내 밸류체인 확대 △전력거래 플랫폼 거래 등 친환경신사업분야 성과 역시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대형개발사업 분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주택·건축 수익성은 2024년부터 개선되며 다시 영업이익 1조 체력을 회복할 전망"이라면서 "주택경기 둔화에도 해외 토목·인프라, 관계사 공사를 기반으로 공사실적은 2025년까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건설은 두개의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대표 리스크인 미청구공사가 ▲2019년 2조2824억원 ▲2020년 2조2867억원(+0.18%) ▲2021년 3조2743억원(+42.0%) ▲3조7347억원(+15.0%) 순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1년이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타워,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 등 신규 대형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둔촌주공 재건축현장에서 공사비회수가 지연된 점이 미청구공사 증가가 원인이 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 미청구공사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증설(4869억원),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2167억원) 등에 집중돼 있어 해당현장 공사진행에 따른 회수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은 다수 민간개발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업 PF관련 신용공여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총 PF대출잔액은 전년 1조4661억원에서 41.8% 증가한 2조799억원에 달한다. 2019년 4분기부터 13개분기 합산영업이익 2조475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자금시장위기 이후에도 서울과 충청, 인천 등에 6000억원 규모 PF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정부가 미분양으로 인한 부동산개발시장, 건설업계 연쇄붕괴 우려에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년대비 보증금액이 늘어나면서 리스크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신용보강 제공중인 현장 입지요건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주요부지 개발사업장 사업성과가 현대건설에 대한 실질 재무위험 판단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