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3조→3.5조 18.4%↑…차입금 1.1조→1.6조 급증현금 및 현금성자산 3293억→2453억원…42.6% '급감'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로 한때 부도설이 돌았던 태영건설 재무안정성이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PF잔액까지 늘어나면서 유동성 익스포저가 확대됐다. 문제는 업황침체로 수익성 저하까지 겹치면서 재무구조 개선기대감도 낮아졌다는 점이다. 

    24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지난해 태영건설 부채규모는 모두 3조5824억원으로 전년 3조255억원에 비해 18.4% 증가했다. 2020년 9월 분할당시 소폭 감소(-3.99%)했으나 1년만에 또다시 늘어난 것이다.

    차입금도 마찬가지다. 분할과정에서 전년대비 43.7%(1조8994억→1조675억원) 줄어들었지만 2021년 1조1022억원으로 3.25%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1조6087억원으로 또다시 45.9% 뛰었다.

    분할과정에서 자본금이 2019년 1조5714억원에서 2020년 6468억원으로 58.8% 감소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10%p(276→487%), 44.1%p(120→165%)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악화했으며 지난해 들어 부담이 재차 가중됐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483%로 전년 426%에 비해 56.9%p 높아졌으며 차입금의존도는 155%에서 217%로 61.7%p 악화했다. 차입금의존도 경우 세부내역이 공개된 2013년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태영건설(2조3446억원)과 시공능력평가액이 2조~2조5000억원대로 비슷한 규모인 △코오롱글로벌(2조4119억원) △계룡건설산업(2조2909억원) △서희건설(2조2746억원) △두산에너빌리티(2조141억원) 4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216%로 태영건설 절반수준이며 차입금의존도는 평균 51.7%로 태영건설 4분의 1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유동성도 저하됐다. 유동비율은 101%로 2018년 147%이후 4년연속 감소하면서 201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0년 5746억원에서 지난해 3293억원으로 2453억원(42.6%)이 줄어들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2020년 9월 티와이홀딩스 인적분할에 따른 자본축소 및 종속관계기업 지분이관으로 분할전에 비해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지난해 현금창출력 부진 및 운전자본부담 확대로 잉여현금이 적자전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처럼 재무완충력이 낮아진 가운데 PF대출잔액이 또다시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PF대출잔액은 모두 3조9003억원으로 전년 3조3533억원에 비해 16.3%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PF보증 규모는 본PF 전환후 공사비 확보가 가능한 수준 분양률(75% 이상)을 기록한 사업장이 1조1000억원 규모다. 준공후 임대분양예정인 현장도 2000억원 규모다. 이를 뺀 착공후 분양초기와 분양예정 사업장이 4000억원 수준이다.

    미착공 예정사업 규모도 1조2000억원에 달해 총 1조7000억원가량이 향후 태영건설 PF보증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PF론 가운데 당장 연내만기가 도래하는 8142억원이 부담이 된다. 이 가운데 5월만기인 구미 꽃동산민간공원특례사업(1400억원) 경우 태영건설이 시행지분을 보유한 실질적 자체사업에 해당해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6월만기가 돌아오는 724억원 규모 경남김해 삼계지구 개발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는 2375억원 규모다.

    배영찬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차환 어려움속 일부사업장에 대한 유동화증권 채무인수 등 우발채무 위험이 일부 현실화했다"며 "부동산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악화와 사업성저하 등으로 인한 손실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PF우발채무 부담이 이전보다 확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보유 유동성 대비 과중한 수준의 PF유동화증권 및 회사채 만기 대응부담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시장 자금조달 여건과 함께 추가 검토중인 유동성 확보방안 진행과정 및 최종결과, PF 유동화증권 원활한 상환 또는 차환여부, PF우발채무 관련 주요 예정사업장 분양일정 및 실적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원자재 쇼크 등 업황침체로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할 영업실적마저 부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1745억원에 비해 47.5% 줄어든 915억원을 기록, 2015년 568억원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2조7517억원에서 2조6050억원으로 역성장(-5.32%)하면서 원가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가율은 90.0%로 전년 86.7%에 비해 3.33%p 악화하면서 2010년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6.34%에서 2.83%p 낮아진 3.51%를 기록했으며 순이익 역시 654억원에서 490억원으로 24.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경우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2015년 3.01%이후 가장 낮았으며 순이익은 2016년 181억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영업실적 개선여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토지는 2020년 7295억원에서 2021년 4301억원, 지난해 4069억원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어 이를 통한 수익성 반등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석준 실장은 "주택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수요위축 및 거시경제 여건저하로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며 "태영건설은 예정사업장 가운데 지방현장과 자체개발사업 비중이 큰 편으로 주택경기 침체와 분양경기 저하가 장기화할 경우 주택사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게다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으로 인건비를 비롯한 제반 공사원가 부담, 분양경기 저하로 인한 일부사업장 매출인식 차질과 영업자산에 대한 비경상적 손실 가능성, 초기단계인 개발사업 관련 원가 및 비용투입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내 큰 폭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