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美애리조나에 7.2조 투자IRA 시행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 늘어공급보다 수요 많아 '셀러스 마켓' 지속
  • ▲ LG에너지솔루션. ⓒ뉴데일리 DB
    ▲ LG에너지솔루션. ⓒ뉴데일리 DB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북미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4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에 27GWh(기가와트시) 규모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과 16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7조2천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1조7천억원으로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투자비 급등 등을 이유로 3개월만에 재검토에 들어갔다. 9개월 간 숙고한 끝에 투자금액을 5조5천억원 더 투입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결정은 안정적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1천195만대로 지난해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늘어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배터리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또 IRA가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해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점도 한국 기업에게는 호재다.

    삼성SDI도 지난 8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M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왔지만 배터리 수요확대에 따라 공급처를 다변화하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도 튀르키예에서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파트너로 그동안 함께한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 이후에는 북미에서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배터리 업체가 협상의 주도권을 갖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385조원, 올해 1월 말 기준 SK온의 수주 잔고는 290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수주 잔고 규모를 공개한 적이 없지만 업계에서는 삼성SDI를 포함한 3사의 수주 잔고가 1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