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이어 올해 3월 포항제철소 재방문수해 피해 135일만에 모든 복구작업 완료체인지업 그라운드 방문, 지역 스타트업 지원
  •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포스코
    ▲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포스코
    “지난해 9월 6일, 공장 주변에 갑자기 밀려오는 흙탕물로 모든 설비들이 침수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처참한 광경을 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암담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복구가 완료됐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앞으로 모든 직원들이 포스코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올해 3월 23일 다시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았다. 작년 방문에는 임직원들이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복구 이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최주한 제강부 2제강공장 공장장은 “냉천 범람으로 공장의 불이 꺼진 적은 수십 년을 근무하면서도 처음 경험했다”면서 “신기술들이 적용되는 스마트하고 안전한 공장이 되도록 미래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작년에는 냉천 주변에서 브리핑이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포항제철소 주변을 돌면서 복구가 진행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6일 힌남노 상륙을 앞두고 생산라인 가동 중단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시간당 최대 500mm의 기록적인 폭우에 만조 시점이 겹치면서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했다. 이로 인해 포항제철소는 창사 54년만에 처음으로 대부분의 시설이 침수되며 쇳물 생산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 2제강공장 주변도로를 복구하기 이전 모습. ⓒ포스코
    ▲ 2제강공장 주변도로를 복구하기 이전 모습. ⓒ포스코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총 3개의 용광로를 순차적으로 휴풍 조치했다. 임직원들도 복구 작업에 매진해 휴풍 4일만인 작년 9월 10일 3고로 출선에 성공했다. 같은 달 12일 2고로와 4고로도 재가동에 성공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이후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압연공장 17개중 10개를 재가동시켰고, 12월 30일에는 15개까지 늘렸다. 피해 발생 135일만인 올해 1월 19일 도금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재가동하며, 모든 공장 복구를 완료하고 정상 조업체제에 돌입했다. 

    복구 현황 브리핑을 들으면서 주변 광경을 바라보는데, 이곳저곳 공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 수해 피해를 계기로 냉천 범람에 의한 외부 유입수를 차단하기 위한 차수벽이 설치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설치 구간은 포항제철소 정문에서 3문 부근 31번 국도변 약 1.9km 구간이다. 

    버스 브리핑을 마치고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2제강공장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 2열연공장 부근에 1.5m 높이의 피해 수위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당시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2열연공장 곳곳에는 침수된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이 다 빠지지 않아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었고,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면서 복구가 진행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2열연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모습. ⓒ포스코
    ▲ 2열연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모습. ⓒ포스코
    반면, 이번에 2열연공장을 가보니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게다가 가열-압연-냉각-권취(코일형태로 감는 작업) 등 4단계 열연 공정이 진행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시 공장 내부 물을 빼는 데만 4주가 소요됐다”고 언급했다. 

    이날 방문에서는 복구 작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직원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됐다. 

    이영철 후판부 2후판공장 과장은 “작년 수해 당시 차가 떠밀려가고 공장이 침수되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가열로에 점화했을 때 ‘다시 공장이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첫 슬라브가 추출되는 순간에는 눈물이 나고 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복했다”면서 “복구 과정에서 고생한 동료, 협력사 정비직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포스코 체인지업 그라운드(CHANGeUP GROUND) 현장 방문도 진행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0년 7월 서울 강남구에 ‘체인지업 그라운드 서울’을, 1년만인 2021년 7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을 개관했다. 
  • 2021년 개관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모습. ⓒ포스코
    ▲ 2021년 개관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모습. ⓒ포스코
    이곳은 지상 7층, 지하 1층, 연면적 2만8000㎡의 시설을 갖췄다. 현재 입주한 기업은 113개, 기업 가치는 총 1조4086억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을 통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벤처플랫폼 구축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CHANGe Up’의 철자 중 e를 제외하면 창업(創業)이라고 읽혀진다”면서 “미래를 체인지하는 ‘창업’의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수해 극복을 계기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고로 등 기존 생산방식을 수소환원제철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친환경 철강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인 ‘HyREX’ 시험 설비를 2026년에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 HyREX 상용 기술을 완료해 2050년까지 포항과 광양제철소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 핵심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 현재 제선 공정에서는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 관리하는 스마트 고로로 변모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번 복구활동을 통해 임직원 모두의 일치된 열정과 위기극복 DNA를 되새길 수 있었다”면서 “HyREX 등 친환경 기술 역량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생상에도 나서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 임직원들이 2열연공장을 복구하는 모습. ⓒ포스코
    ▲ 포스코 임직원들이 2열연공장을 복구하는 모습. ⓒ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