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호텔신라, 작년 HDC신라면세점 장부가액 0원 작년 매출 성장에도 영업손실 292억원… 결손금 972억원추가 투자 여부 불확실… '황금알' 옛말된 시내면세점
  • ▲ ⓒHDC신라면세점
    ▲ ⓒHDC신라면세점
    HDC와 호텔신라의 합작사 HDC신라면세점이 생존 기로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HDC와 호텔신라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HDC신라면세점의 장부가치를 모두 0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HDC신라면세점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두 주주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유상증자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27일 HDC와 호텔신라에 따르면 두 회사는 모두 지난해 말 기준 HDC신라면세점의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다. HDC신라면세점이 지난해 306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장부금액에 0원 이하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년까지만 하더라도 두 회사는 HDC신라면세점의 장부금액을 84억원으로 평가했었다.

    실제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도 HDC신라면세점의 상황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2억원으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HDC신라면세점의 누적 결손금은 972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으로 인해 부채비율은 2593.8%까지 상승한 상황. 

    2015년 출점했던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HDC신라면세점 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는 버티지 못한 셈이다. 쌓이는 적자에 대한 부담으로 지난 2021년에는 3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발행했지만 근본적 대책은 되지 못했다. 지난해 말 HDC신라면세점에 남은 자본총계는 123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HDC나 호텔신라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하지만 현재까지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두 주주의 상황도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HDC는 핵심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6% 감소한 1675억원에 그쳤고 호텔신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1% 감소한 78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HDC는 건설 계열사의 지난해 두 차례 대형사고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고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에 따른 임대보증금, 임대료 부담을 안고 있다.

    이렇다 보니 HDC신라면세점이 면세특허권 만료인 2025년 이후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엔데믹’과 관광 회복으로 면세점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리라는 기대는 존재하고 있지만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며 “당장 현 상황을 유지하는 형태로 영업을 하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 ‘황금알’을 낳는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내면세점의 기대는 예전 같지 않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021년 강남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고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코엑스점의 특허권을 반납했다. 앞서 HDC신라면세점과 함께 시내면세점에 진출했던 한화, 두산면세점은 모두 면세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지난해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HDC신라면세점 의 한 주주사는 “유상증자 등 투자에 대해 현재까지는 논의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